국장급 고위공무원 7개 과장급 10개
인사처, 4월 1일부터 16일까지 접수

지난 25~26일 국가인재원에서 열린 개방형 직위 민간임용자 워크숍에서 수강생이 교재를 들여다 보고 있다. 국가인재원 제공
2020년 6월 25~26일 국가인재원에서 열린 개방형 직위 민간임용자 워크숍에서 수강생이 교재를 들여다 보고 있다. 국가인재원 제공

4월 공무원 개방형 직위 17개 자리가 공모시장에 나왔다. 고위공무원이 7개, 과장급이 10개다.

이 가운데 3자리는 민간인만 지원 가능한 경력개방형 직위이다. 국방부 법무관리관, 법무부 치료감호소 사회정신과장, 외교부 전략조정담당관 등 3개 자리다.

인사혁신처는 경력개방형은 개방형 직위 중 민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지정한 직위, 민간인만 응시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가만히 뜯어보면 민간인이어서 뽑는 게 아니라 전문직이어서 뽑는 것이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다. 사실상 공무원으로 충당하기 쉽지 않은 자리가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보도자료에는 보라색으로 표시한다. 민간인만 응시 가능한 경력개방형이라고 각주를 붙인다.

개방형 직위제도 도입은 날로 복잡해지고, 4차 혁명으로 치닫는 사회변화에 맞춰 입직 이후 공직에 민간과 전문인력을 받아들여 공직 다양성을 확보해 하고, 공공부문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정부를 시작, 공기업 등 공공부문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개방형을 줄이라고 아우성이다. 최근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캠프를 찾아 정책질의 한 내용 중에도 개방형 직위 축소 문제가 들어 있다.

수십 년 근무해도 한 직급 올라가기가 힘겨운데 외부에서 갑자기 과장급, 국장급이 들어오면 승진 기회는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개방형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의 모든 일을 공무원 등으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사회변화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민간 전문인력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사처는 ‘4월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올 들어 가장 많이 뽑는 것이다. 11개 부처에서 17개 직위가 나왔다.

자료:인사혁신처
자료:인사혁신처

고위공무원단 직위로는 국방부 법무관리관,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등이 포함됐다.

과장급 직위는 관세청 세원심사과장, 국무조정실 성과지원과장, 외교부 전략조정담당관 등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원예특작분야 신품종 및 유전육종기술 개발·보급, 원예특작분야 수급안정 및 수출촉진을 위한 기술 강화 등을 추진하는 고위공무원단 직위이다.

관련 공무원뿐 아니라 원예학, 조경학, 농학, 생물학, 식물학 등의 관련 분야에서 일정한 경력을 갖고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경력개방형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감염 및 만성질환 관리, 국가 암관리대책, 공공 보건의료정책 등을 총괄하는 고위공무원단 직위이다. 민간인만 지원 가능하지만, 사실상 의사가 아니면 지원이 쉽지 않은 자리다.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신기후체제 이행을 위한 후속협상 대응 및 국제협력 강화, 미세먼지 등 현안 대응을 위한 동북아 역내 환경협력 강화 등을 담당하는 고위공무원단 직위이다.

이건 좀 애매하다. 국제정치·국제관계·국제협상 및 기후변화·환경 등의 관련 분야에서 일정기간 경력을 보유하면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민간 성격처럼 보이는데 민간은 물론 공무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공모하는 개방형직위 공고 및 서류접수 기간은 4월 1일부터 16일까지이다. 자세한 사항은 나라일터(gojobs.go.kr)와 각 부처 누리집 모집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개방형 직위에 임용되는 공무원은 최초 3년간 임기가 보장되고, 성과가 우수한 경우 임기 연장 또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우수한 성과를 내면 임기 중에도 상위직급으로 재채용돼 승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민간 전문가가 자리를 내놓고 공직으로 옮겼는데 잘해야 3년 근무하고 나온다고 생각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응모를 주저할 수밖에 없고, 민간에서 할 만큼 하고, 나올 때쯤 개방형에 응모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를 개선해 공직에 들어온 뒤 승진도 가능하고, 일반직으로도 전환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강구한 것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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