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무원의 사는 이야기

노경달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사무국장
한양대서 공무원다문화 수용성 연구로 박사학위
“좋아하는 분야 공부하다 보니 박사까지 왔네요”

지난 2월 25일 한양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노경달 이북5도위원회 사무국장
지난 2월 25일 한양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노경달 이북5도위원회 사무국장

“박사를 목표로 공부를 한 것은 아니고요. 내가 관심 있는 분야 공부를 하다 보니 박사학위까지 오게 됐네요.”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뿌듯함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노경달 사무국장은 지난 2월 25일 한양대학교에서 ‘공무원의 다문화 수용성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말대로 그는 다문화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의 정착과 사회 참여를 돕는 단체인 ‘다문화HappyRo센터’의 국제봉사단장을 맡아 2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주말에 타지키스탄 등 고려인 후손에게 한글과 우리말을 가르치는 데 열심이다.

“다문화 사회는 현실입니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공유 정도로는 다문화에 수반되는 각종 문제를 극복할 수 없어요. 이제는 그들을 우리 사회에 완전한 일원으로 받아들 수 있도록 우리가 변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논문은 그래서 다문화 담당 공무원에 주목했다. 이들이 다문화가족 등 국내체류 외국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해법을 제시했다.

“외국 이주민에게 변화를 주문한다고 해서 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담당 공무원과 조직이 외국이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주민에게 변화를 요구할 게 아니라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지방공무원으로 있다가 1994년 국가직 7급 시험을 거쳐 경북도청에서 내무부로 옮긴 뒤 행정안전부에 재직 중이다.

그는 적극적이다. 포기에 익숙하지 않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방법을 찾는다. “그래 벽? 돌아가든 뛰어넘든 나는 절대로 그 앞에 주저앉지는 않는다.” 노 국장에 대한 주변의 평가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며느리 공예슬, 노경달 이북5도위 사무국장, 손주 노지우, 부인 류경자씨
박사학위를 받은 뒤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며느리 공예슬, 노경달 이북5도위 사무국장, 손주 노지우, 부인 류경자씨

받아본 이력서에는 법무부 한국이민재단(다문화사회 전문가 과정), 국립국어원(어문규범특별과정), 서강대학교(내부감사전문과정), 대한행정사협회 등의 교육이수 이력도 빼곡히 적혀 있다. 그외에 자격증도 7개나 된다.

“이것저것 너무 많지요. 욕심 많다고 하지 마세요. 제 40년 직장생활을 한 장에 압축한 것입니다.” 이력서를 한참 들여다보는 내게 노 국장이 한 말이지만, 그냥 우스갯소리로 들리지는 않았다. 쓰고 싶은 내용이 얼마나 더 많겠는가.

주변에서는 그가 박사학위 논문 심사 때 몸무게가 10㎏ 가까이 빠졌었다고 귀띔한다. 낮엔 직장에서 일하고, 주말과 밤을 새워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노 국장의 꿈은 배운 만큼, 공직사회에서 받은 만큼 세상에 베풀고, 나누는 것이다. “세상과 내가 몸담고 있는 공직사회로부터 배운 것들을 전하고, 다문화 가족 등 이주민의 정착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받은 것을 지니고만 있어서야 되겠어요.”

올해 말 정년퇴직하는 노 국장이 스스로 세운 또다른 ‘벽’ 인생2막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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