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청약자 몰려 2099대 1 최고경쟁률로 과열
“지역우선 확대해 세종시 이전 촉진·과열도 방지” 주장
너도나도 지역우선 확대 요구 가능성에… 수용 불투명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 조감도
이달 초 분양에서 기타지역 청약에 전국의 청약수요가 몰려 2099대 1의 최고경쟁률을 보인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 조감도

세종특별자치시가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주택청약 지역우선 비율을 확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기존 방식대로 할 경우 지역주민에게 청약기회가 줄어들고, 전국적으로 청약자가 몰리면서 과열현상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역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지역우선 청약물량이 너무 적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지난 10일 현재 예정지역에서 해당 주택건설지역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우선공급비율을 확대하고, 기타지역 공급비율을 축소 또는 폐지할 것을 국토부와 행복청에 건의했다.

이 건의의 배경을 알아보려면 현행 주택청약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세종시 내 주택청약은 지역제한 없이 신청이 가능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공급물량의 50%는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1년 이상 세종시에 계속 거주한 세대주가 우선이고, 나머지는 세종시 1년 미만 거주자 및 전국 거주자에게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국토부의 주택공급규칙과 행복청 고시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에 따라 2016년 7월부터 시행 중이다.

문제는 이 규정대로 하다 보니 지역주민을 위한 일반분양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분양한 산울리 6-3생활권 H2, H3 블록 리첸시아 파밀리에 분양에서 이런 문제가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이전기관 우선청약(특별공급) 40%를 떼어내고, 나머지를 놓고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다자녀 및 기관 추천 등 일반특별공급 등을 떼어내다 보니 일반분양물량이 턱없이 줄어든 것이다.

세종시와 행복청 등이 이런 방식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일반분양은 84㎡ 이하가 2%, 84㎡가 8%에 그쳤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종시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이전기관에 떼어주고, 생애최초로 떼어주고, 이것저것 다 떼어주고 나면 세종시 거주자는 어디에 청약을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당황한 세종시는 국토부와 행복청 등에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북새통을 떤 끝에 일반분양 물량을 28% 선인 387가구로 늘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역주민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가 국토부 등에 지역우선 분양물량을 늘리고, 전국 단위 청약을 폐지해 달라고 건의한 것이다.

세종시는 그 근거로 최근 진행된 리첸시아파밀리에 청약에서 전국에서 청약자가 몰려 기타지역 청약경쟁률이 최고 2099대 1을 기록하는 등 기타지역 공급이 부동산 과열을 부추긴다는 점을 꼽았다.

세종시는 해당지역 거주자에게 공급하는 우선공급 비율이 확대되면 지역 내 주택 실수요자인 무주택 시민의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시로 전입하는 인구도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오 건설교통국장은 “이번 제도개선 건의는 지역 내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의 주택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제도개선을 위해 국토부, 행복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기관 특별공급도 아니고, 지역우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전국단위 청약을 폐지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지역이 지역우선 공급물량을 늘려달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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