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2달짜리 행정부시장 자리 난처해진 행안부
안 보낼 수 없고, 보내자니 자원자 없고 고심 깊어져
1급은 손 드는 사람 없고, 2급은 승진시켜야 해 부담
기조실장 대행…허남식·오거돈 전례있지만 모양새가…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사직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공생공사닷컴DB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26일자로 2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공생공사닷컴DB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했던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사임하면서 후임 문제로 행정안전부가 고심 중이다.

기껏해야 두 달짜리 행정부시장에 가려는 1급 관료들이 없기 때문이다. 2급을 승진시켜서 보내자니 인사검증을 거치다 보면 두 달짜리가 아니라 한 달짜리로 바뀔 수도 있다.

궁여지책으로 기조실장이 행정부시장 권한대행을 하고, 부산시장 권한대대행을 하는 경우도 검토 중이지만, 최후의 수단이다. 이래저래 행안부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6일 ‘4·7보궐선거’에 여당의 부산시장 보권설거 후보 경선 참가를 선언하며 사직했다. 27년 공직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온라인 퇴임 인사를 통해 “부산과 부산시민이 비단길을 걸을 수 있다면 그 어떤 가시밭길도 묵묵히 견디고 감수할 것이며, 눈앞의 이해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올곧게 앞만 보며 걸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자신의 각오를 밝힌 셈이다.

변 전 권한대행이야 자신이 원하던 대로 자리를 털고 보궐선거 마당에 뛰어들었지만, 뒤치다꺼리는 행안부와 부산시의 몫이다.

바로 후임인사 때문이다. 부산시의 경우 행정부시장이 사직하면 행안부가 후임자를 내려 보낸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면 간단하지만, 문제는 두 달짜리 행정부시장이라 자원자가 없다.

행안부 1급 공무원을 전보인사로 발령내면 신속히 자리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이런 자리를 선뜻 가겠다고 할 1급은 없다. 게다가 최소한 부산시 등 영남권 인사여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인선에 어려움이 더할 수밖에 없다.

2급을 승진시켜서 보내면 되지만, 행안부로서는 부담스럽다. 두 달짜리 행정부시장을 위해 승진시켜서 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자원자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그대로 주저앉으면 되지만, 선거는 누구도 그 결과를 알 수가 없다. 만약 야당이 승리한다면 행안부가 임명한 인사를 그대로 둔다는 보장이 없다. 이 경우 행안부가 다시 받아줘야 하는데 이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나오는 안이 기조실장이 행정부시장 권한대행을 하고, 이어 시장 권한대행까지 맡는다는 것이다.

전례도 있다. 2004년 오거돈 권한대행과 허남식 정무부시장이 모두 시장 선거에 뛰어들면서 기조실장이 대행을 했다. 이번에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현 김선조 기조실장은 울산시에서 20여 년 재직했지만, 출신지는 부산이다.

하지만, 기조실장 대대행은 이미 17년 전의 일인데다가 그동안 부산시의 시세가 확장되고,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하면 행정부시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사기획관실에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시일이 촉박하고, 시정 공백을 방치할 수 없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행정부시장 임명이든 기조실장 대행이든 가부간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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