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소방본부 인사로 촉발된 소방 내근직과 외근직 갈등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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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소방본부 인사로 촉발된 소방 내근직과 외근직 갈등 일촉즉발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21.01.14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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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근직 내근보다 월 50만~100만원 더 받기도
승진 때 수당 적게 받는 내근자 배려 없지 않아
소방공직사회의 환부… “터질 게 터졌다” 지적
“서로 존중…합리적 인사기준 마련 계기 삼아야”
2019년 신입 소방관들의 화재진압훈련. 소방청 제공
2019년 신입 소방관들의 화재진압훈련. 소방청 제공

지난해 말 이뤄진 대전소방본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한 지역 방송의 보도 초기에는 “무단결근한 간부의 자녀가 승진에 포함됐다”는 ‘아빠찬스’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이에 소방청도 직원을 파견,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지금은 기사 뒷부분에 있었던 내근과 외근의 인사 형평성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대전소방본부의 한 관계자가 해명 과정에서 ‘내근은 승진, 외근은 수당’이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발언을 하면서 현장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아빠찬스’ 논란에서 내·외근 갈등으로 번져

소방발전협의회도 반박 자료와 함께 지난 12일에는 대전소방본부 앞에서 관련자 파면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도 벌였다.

앞서 대전소방본부는 지난 10일 ‘대전소방본부 인사관련 6일 자 방송보도에 대한 입장 표명’이란 자료를 내고, “기사의 소방관계자 얘기는 소방본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료:소방청. 기준 2019년
자료:소방청. 기준 2019년

이번 대전소방본부 인사 파문은 소방청과 산하 기관에 내재된 환부를 드러냈다는 게 소방공직사회의 평가다.

외근은 “목숨을 걸고 고생한 대가로 일한 만큼 수당을 더 받는데 이게 승진에 불이익을 받아서야 되느냐”고 항변한다.

공격의 대상이 된 내근직은 말은 못해도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우리도 새벽 같이 출근해서 일하고, 업무 스트레스 받고 있다. 노는 것이 아니다” 고 반박한다.

사실 내근과 외근의 승진과 수당을 둘러싼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사 때마다 외근직원은 내근직이 더 많이 승진을 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반면 내근직원들은 대전소방본부 관계자의 언급처럼 수당을 덜 받는 대신 승진으로 보상을 받는다는 시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내·외근 승진 불균형은 해묵은 갈등

그렇다면, 내근자와 외근자의 급여 차이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2019년 기준)를 보면 대략 매달 50만~100만원의 차이가 났다.

중앙119구조본부의 경우 소방장 12호봉 외근자(교대근무)와 내근자(일근무)의 봉급은 286만 4900원으로 같지만, 초과근무 수당은 외근자가 141만 907원으로 내근자의 42만 6490원보다 100만원가량 많았다.

또 위험근무수당 6만원은 외근자만 받았다. 이외에 정근수당가산금이나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는 내근자나 외근자 모두 같았다.

이에 따라 외근자는 478만 807원을 받는 반면, 내근자는 371만 5620원으로 정확히 수당만큼 차이가 났다.

내·외근 급여의 차이 수당이 좌우하는 것은 팩트

물론 소방본부마다 편차는 있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의 경우 소방교 10호봉 외근자는 430만 2240원인 반면, 내근자는 348만 5100원으로 81만 7140원 차이가 났다.

이에 비해 충남소방본부는 소방위 19호봉 외근자는 527만 5660원, 내근자는 473만 3280원으로 그 차이가 54만 2380원에 불과했다.

이들 통계는 평균을 낸 것이어서 실제로 개인별로 초과근무를 많이 하는 경우 수당이 더 많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적을 수도 있다.

다만, 외근자의 급여가 많은 것은 위험수당과 초과근무 수당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더라도 수당은 많이 받으니 급여를 적게 받는 내근자의 승진을 우대해야 한다는 원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승진이 업무의 능력과 기여 등을 종합평가해야지, 대전소방본부 간부의 얘기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눌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근자도 업무 스트레스 등 어려움 적잖아

물론 내근자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근자에 비해 내근자는 업무 스트레스가 많다고 한다. 수당도 한도에 묶여서 일한 만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내근을 놀고먹는 것으로 매도하는 것에는 불만이 많다.

실제로 소방청과 현장에서는 인사 때마다 내근자를 받기 위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내·외근은 소방 지탱하는 두 축… 갈등 바람직하지 않아

전직 소방공무원은 “외근자가 위험에도 노출되고, 고생을 하는 것은 맞지만, 내근자 역시 업무 스트레스는 적지않다”면서 “내근과 외근자는 소방을 지탱하는 두 축인 만큼 합리적인 인사 기준을 만들고 적용하는 게 갈등을 치유하는 방안이다”고 말했다.

다만, 수당을 더 받는다고 해서 이게 승진과 같은 가치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배려는 있을 수 있지만, 등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대전소방본부는 지난해 말 모두 24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2년 미만 승진자 3명 중 2명, 2년 이상 승진자 가운데 1명이 전·현직 소방간부 자녀여서 ‘가족찬스’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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