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농성 시작한지 15일 만인 지난 23일 풀어
코로나19 여파…노동계 주장 먹혀들 여지 없어
출장 여비 개선 정부와 논의키로 한 점은 성과

행정안전부 앞 천막농성장 앞에서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이호발 사무총장과 이광수 정책국장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행정안전부 앞 천막농성장 앞에서 지난 15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이호발 사무총장과 이광수 정책국장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지난 9일부터 시작한 공무원 노동계의 천막 투쟁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

1년 동안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에 공무원들의 처우개선 요구가 묻혀버린 것이다.

28일 관련부처 및 공무원 노동계에 따르면 각종 수당의 인상 및 제도개선, 보수위원회의 위상 제고 등을 목표로 시작했던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조(공무원노조)의 천막농성이 지난 23일 종료됐다.

지난 9일 공무원노조는 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 앞에서, 공노총은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각각 천막을 치고 농성투쟁에 돌입한 지 15일째 된 날 농성을 접은 것이다.

지난해는 11월 12일 농성을 시작한지 31일 만에 천막을 걷고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올해는 고생은 했지만, 얻은 것은 별로 없는 투쟁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지방공무원 근속승진 통합 인사지침’이라는 돌발변수가 있어서 이슈도 뜨거웠고, 관심도도 높았지만, 올해는 돌발 이슈가 없었던 데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공무원 노동계의 주장이 먹혀들 여지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당초부터 노동계 안팎에서는 천막을 치기는 하지만, 실효성보다는 정부와 조합원에게 보여주기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예년 같으면 몇 년째 이슈가 되고 있는 시간외 근로수당과 출장 여비 등에 대해서는 답을 얻어낼 수 있었겠지만, 코로나19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정부로서도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았다.

보수위원회 등에 참여하지 않는 기획재정부는 ‘인상’ 얘기만 나와도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한다.

다만, 출장 여비 등과 관련해서는 행안부 이재관 당시 지방자치분권실장(현 소청심사위원장)이 “노조와 만나 정부와 노조가 사례 등을 분석한 뒤 1분기 안에 개선안을 만들어 보자”고 제의한 것 정도가 성과다.

초과 수당도 인상 대신 출근해서 일한 시간만큼은 인정하는 쪽으로 제도검토를 한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공무원 노동계의 한 인사는 “어차피 올해는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여건상 협상력을 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투쟁의 응력들이 모여서 내년도 협상에서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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