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문’ 전해철 의원 내정에 직원들 열공 중
걱정1-“성격이 급하다는데… 꼼꼼하기까지”
걱정2-“한번에 제대로된 자료 안 내면 호통”
기대1-당·정·청 협조 원활… 일 빨라지겠네”
기대2-“젊은 정치인 통 큰 리더십 보일 것”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실세 장관이 오면 일 처리도 빨라지고, 당정협조도 매끄럽겠어요.” “아 성격이 급하다면서요. 꼼꼼하기도 하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 후임 장관으로 ‘친문’ 핵심인 실세 전해철 의원이 내정되면서 행안부 직원들 사이에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전해철 내정자는 ‘친문’(眞文) 중의 핵심이다. 그래서 그를 ‘진문’(眞文)이라고 분류한다. 이호철·양정철·전해철 이른바 ‘3철’로 불린다. 여당의 누군가는 이 중 전해철 내정자를 ‘미완의 그릇’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게다가 전해철 내정자는 3선 의원이다. 그런 그도 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들기도 했다. 한때 법무부 장관설도 나돌았지만, 설로 그쳤고, 이번에 행안부 장관에 내정된 것이다.

친문도 아니고 진문이라는데…

전해철 장관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등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오는 24일쯤 행안부 장관 취임이 예상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직원들은 기대도 크지만, 걱정이 더 크다. 이전의 장관들과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나이가 젊다. 전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58세다. 김부겸 전 장관의 경우 부임 당시 나이가 61세였다. 진 장관은 69세였으니 젊은 편이다.

나이도 나이지만, 이미지가 젊은 이미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 이미지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 페이스북 화면 캡처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전해철 내정자의 장관 취임이 가까워지면서 직원들은 여기저기서 전 내정자에 대한 ‘뒷담화’가 무성하다.

대표적인 것은 성격이 급하고, 꼼꼼하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보고 때 한번에 제대로 된 것을 가져오기를 원하는 스타일로 들었다”며 “간부들이 적잖게 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능수능란’ 전형적인 정치인 김부겸 전 장관

이런 장관은 최근에는 접해본 적이 없다. 젊은 데다가 성격 급하고, 완성도 높은 보고서까지 원하는 스타일로 세팅된 장관은 없었기 때문이다.

김부겸 전 장관은 능수능란한 정치인답게 디테일에는 신경을 별로 안 썼다. 그래서 편했다. 가끔 정치적인 사안에는 직접 컨트롤했지만, 전형적인 정치인이었다.

그는 직원 연수가 끝나면 버스가 떠날 때까지 남아서 손을 흔들어 감동을 주기도 했다.

“김 장관 때는 별로 큰 사고도 없었고, 그는 운이 좋은 편이었지요. 대신 행안부 세종시 이전도 별 탈 없이 마무리 지은 것 말고는 큰 족적은 없는 것 같아요.” 행안부 한 간부의 얘기이다.

진영 장관은 정치인 출신이지만, 관료에 더 가깝다. 초기엔 너무 조용하고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는 주로 듣는 스타일이다. 다 들어본 뒤 결론을 낸다. 합리적이다. 그의 판사 전력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 듣고 결론은 자신이…’

시간 지날수록 평가 좋아진 진영 장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평가는 달라졌다. 그가 강조한 게 ‘생각하는 행정’이다. 국민을 생각하고, 결정 전과 후를 생각하는 행정을 강조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 행안부 제공
진영 행안부 장관. 행안부 제공

사건사고도 많았다. 취임 초부터 산불로 고생하더니 크고 작은 해난사고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전고투 중이다.

고령(?)이지만, 그는 현장을 찾았다. 어디든 달려가서 현장을 챙기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추진력을 발휘할 땐 특유의 고집이 엿보이기도 했다.

적당한 시기에 직을 던진 것도 신선하다. 이래저래 직원들의 평가는 막판에 더 좋아진 게 사실이다.

전해철 내정자가 부임하면 청와대는 물론 여당과의 협조는 원활할 것으로 직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인사안이 청와대에 가면 몇 달씩 걸리던 일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자체나 다른 부처와의 업무 협조(?)도 신속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처의 힘은 장관의 위상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도 한둘이 아니다. 정권 말기 공직기강 확립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야심 있는 장관이 일을 빡세게 시킬 가능성도 크다. 업무 강도는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추측해봐야 소용 없어… 같이 일해봐야 안다

일각에서는 각종 선거를 앞두고, 선거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행안부의 중립성 훼손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해석을 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

의원으로서 자료 제출을 요구할 때와 장관은 다를 수밖에 없고, 이전 김부겸 전 장관이나 김두관 전 장관처럼 재임기간 경험을 쌓고 역량을 보여야 하는데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취사선택과 통 큰 리더십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저 추측일 뿐이다. 모든 것은 전해철 내정자의 부임 이후 맞닥뜨려봐야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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