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무관세였는데, 갑자기 관세 150억을 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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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무관세였는데, 갑자기 관세 150억을 내라고 합니다”
  • 송민규 기자
  • 승인 2020.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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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알아보는 적극행정(7)

정부는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을 독려 중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적극행정을 하다 수사나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움츠러들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적극행정위원회 등을 거쳐 적극행정을 하면 감사 면제나 법적으로 면책을 해주기로 했다. 또한 인사혁신처는 적극행정 페이지인 ‘적극행정 온’(mpm.go.kr/proactivePublicService)에 적극행정 우수사례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추천하는 ‘2019 적극행정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자료:인사혁신처
자료:인사혁신처

원활한 국제무역을 위해 모든 수출입물품은 수출국의 생산자로부터 수입국 소비자에게 인도되기까지 통합품목분류표(HS, Harmonized System)에 따라 품목을 분류해 각국 세관에 신고하도록 규정돼있다.

A중공업은 2007년부터 인도 전력청에 가스절연개폐기를 수출해왔다. 그동안 관세가 없는 HS 8537.20호로 분류했었다.

그런데 2017년 1월. 인도 세관은 관세율 5.94%가 적용되는 HS 8535.90호로 분류해야한다면서 세율 차이에 해당하는 관세 150억원을 납부하라고 통보해왔다.

A중공업은 관세평가분류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관세평가 분류원은 난감했다. 품목분류 국제분쟁은 기업의 통관부서와 관세평가분류원이 함께 대응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데, A중공업에서는 통보를 받기 얼마 전 품목분류 업무를 전담해오던 통관팀을 해체해 이 문제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부서도 없었다.

더군다나 개발단계에 있는 대국인 인도는 설득하기 힘든 나라였다. 내부에서도 인도면 힘들지 않겠냐는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우선 관세청에는 상황은 불리하나, 논리는 A중공업의 주장이 합당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관세청 심사국장은 대응팀을 만들어 인도에 직접 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국제분쟁이 발생하면 의견을 서면으로 전달하는 것이 관례인데, 파격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우선 인도 세관의 논리에서 허점을 찾고, A중공업 측에 유리한 사례를 조사했다.

그런데, 인도측에서는 A중공업에 추징금을 가납형태로 우선 예치하라고 압박을 해왔다. A중공업은 더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관세평가분류원은 이전의 사례에서 추징금을 예치하면 다시 돌려받기가 거의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절대 추징금을 예치하면 안된다고 했다.

인도 관세청을 방문해 인도 관세청장에게 한국 관세청장의 서한과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관세평가분류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인도의 DRI를 방문해 논리와 사례를 들어 정당성을 설명하고 설득했다.

다행히도 처음과 달리 상대국도 경청을 하는 분위기였다.

그해 5월 16일. 인도는 우리 측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 문제가 발생한지 약 5달 만이었다.

관세평가분류원 품목분류1과 국제분쟁해결팀 이성재 주무관은 “적극행정이란 도움이 필요한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나가는 능력(전문성)과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적극행정을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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