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라고 좋아하는 정치인 후원도 못하고, 좋아요도 못 누르면 그게 국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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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라고 좋아하는 정치인 후원도 못하고, 좋아요도 못 누르면 그게 국민입니까”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20.11.12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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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인터뷰

“정치기본권 10만 입법서명 조기달성 절박함과 간절함의 산물”
“공직선거법 너무 포괄적…직무·직위 이용 정치활동만 제한해야”
“현장 설명회 열띤 호응…어느 누구도 ‘이거 왜 하냐’ 묻지 않아”
“좋아요 하나 얻으려 투쟁한 것 아냐… 의사 표현 자유로워야”
“10만 서명은 1차 승리…국회 상대로 본격 입법투쟁 시작할 것”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정치기본권 관련, 10만 입법투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정치기본권 관련, 10만 입법투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 걱정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 있었어요. 조금 더 힘쓰고, 노력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기본권 쟁취 10만 입법 투쟁’의 첫 관문인 국민동의청원 10만명 서명을 조기에 마친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연맹(공노총) 위원장에게서는 목표를 이뤄낸 이의 성취감이 묻어났다.

그는 올해 초 공노총 위원장 취임 이후 공생공사닷컴과 인터뷰에서 “올해를 정치기본권 쟁취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기본권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공무원을 ‘정치적 중립’이라는 울타리에 가둔 법들을 개정하기 위한 노력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국민동의청원 형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함께한 것도 최초다.

지난 20대 국회에도 공직선거법 등의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끝내 일몰처리됐다. 이에 따라 시작된 게 국민동의청원이다. 한 달 내 청원자수가 10만명을 넘으면 해당 상임위원회에 관련법 제·개정안이 자동 회부되는 규정이 올 1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공무원도 국민이다. 내 법은 내가 만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것도 이런 이유다.

청원투쟁을 마치고, 연맹 내 밀린 일 처리에 바쁜 석현정 위원장을 지난 9일 만났다.

한 달 목표로 시작한 서명작업이 23일 만에 끝난 것과 관련, 그는 “간절함과 절실함의 산물이다”고 말했다.

“정치기본권 집행부뿐 아니라 공무원 전체가 원한다는 것 현장에서 확인”

“저는 정치기본권은 공무원 노동계 집행부만 원하는 줄 알았는데 공무원 전체가 원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한 달 내 1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공무원 노동계에서도 일부 부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공노총·전공노·전교조는 가진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 만에 하나 10만 서명에 실패하면 정치기본권 입법투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주 동안 부위원장과 4개 조로 권역을 나눠서 전국을 돌았습니다. 저는 서울과 수도권을, 나머지는 사무총장과 부위원장들이 맡았습니다.”

지난 10월 12일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정치기본권 쟁취 10만 입법청원 기자회견장에서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노총 제공
지난 11월 5일 국회 앞에서 공노총과 전공노, 전교조가 공동
개최한 정치기본권 쟁취 10만 서명 조기달성 기자회견
자리에서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 총연맹 제공

석 위원장은 공무원 단체의 행사만 있으면 수도권, 지방을 가리지 않고 달려갔다. 정치기본권 쟁취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구호를 외쳤다. 반응은 뜨거웠다. 조기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도 이때 생겼다.

“현장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어요. 앉아있던 조합원들이 일어서서 호응하고… 업무로 바쁠 텐데 관심이 참 많았습니다. 어느 한 분도 ‘이거 왜 하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정치활동 통째로 금지돼

일반 국민에게는 관심사가 아니지만, 공무원에게 정치기본권은 숙원과 같은 것이다. 선거 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아요”만 눌러도 처벌받는 게 현행 공직선거법이다. 올 총선을 전후해 정치적 중립을 설명하려 정당인을 불렀다가 구속된 공무원(현재는 보석 상태)도 두 명이나 된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24시간 통째로 모든 게 금지됩니다. ‘좋아요’도 누르면 안 됩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에는 아주 심했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 사유서만 받고 경미하게 넘어가지만, 그래도 사유서 쓰다보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좋아하는 정치인 후원도 안 되고, 좋아요도 누를 수 없는 데 이게 국민이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는 “공무원 노동계가 정치 관계글에 ‘좋아요’ 하나 얻어내려고 이번 투쟁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입법청원에 포함된 5개 법안 가운데 핵심으로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꼽았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로 규정돼 있습니다. 직위나 직무를 통해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우리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 포괄적이고, 애매해요.”

직무나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등을 돕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들의 생각 등을 표현하는 데에는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의사표시 가능해야…이게 바로 정치기본권”

정치자금법에서도 석 위원장은 목청을 높였다.

“정치자금법은 공무원이 기탁금을 내면 원하는 정당이나 의원한테 가는 게 아니고 선거관리위원회로 가서 공동배분을 해요. 공무원에 적극적이고, 우호적 정치인에게조차 후원도, 응원도 할 수 없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거꾸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우리가 자금을 대주는 격이 됩니다. 위헌이 될 수도 있어요.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입법청원과 관련, “일각에서는 ‘공무원도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는 데 맞냐”고 물었다.

“정치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고, 기본권을 가지겠다는 것이에요. 우리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지위와 직무와 관련된 정치적 중립은 지켜야 하지만, 그 외에는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정치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사회 돼야”

하지만, 그는 “궁극적으로는 프랑스처럼 공무원도 정치하다가 다시 현직으로 돌아가고 하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1단계 목표는 아니지만, 정치가 공무원이든 아니든 누구한테나 열려 있는, (정당도) 누구든 가입할 수 있고, 만들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만, 이번 목표는 아닙니다.”

석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벽이 있다. 우리 정치가 벽이 높다”고 했다.

“법안들이 소관 위원회로 회부가 됐으니 그 안에서 심사하고, 본회의에 상정돼서 의결이 돼야 하는데 좋은 결과만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1차 투쟁 10만이 승리라면 이제 본격적인 입법 투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석 위원장은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과 개별적인 면담과 설명,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전공노·전교조와의 연대도 더욱 강화해서 입법투쟁은 물론 공공부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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