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수 상해 혐의로…군 체육회장직도 사퇴
공무원 폭행 전력…전남도체육회 뒷북 진상조사
피해공무원 트라우마 심각…정상근무 힘든 상태

그래픽 이미지 팍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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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의 손잡이로 공무원의 머리를 피가 날 때까지 때리고 1시간가량 감금한 채 반성문을 쓰도록 한 전남 강진군 체육회장이 구속됐다.

강진경찰서는 31일 군청 공무원 A씨(50대·5급 사무관)를 피가 나도록 폭행하고 감금한 채 반성문 작성을 강요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강진군 체육회장 B(5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쯤 강진군 스포츠단장인 자신이 사무실로 A씨를 부른 뒤 정강이를 수차례 발로 차고, 과도 손잡이로 머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는 A씨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데도 1시간가량 사무실에 감금한 채 반성문을 쓰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가 축구대회 후 군수의 격려만찬 일정을 정하면서 자신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공무원노조 강진군지부 등에 따르면 B씨는 올해 초에도 강진군 공무원을 폭행했으며, 이후 피해 공무원은 다른 부서로 전보조치됐지만, B씨는 체육회장 자리를 유지해왔다.

이번 일로 B씨는 강진군 체육회장직을 사퇴했으며, 전라남도체육회도 별도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고, 경찰이 입건하자 합의하자며 A씨를 만나자고 병원을 수소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심각한 트라우마 상태에 있던 A씨는 겁이 나 강진군에 있는 병원에서 다른 지역 병원으로 옮기기도 했다.

A씨는 현재 병가 중이지만,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어서 공무원노조에서는 군청에 유급휴가를 건의할 예정이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22일 강진군 공무원노조는 항의 성명을 내고 B씨의 구속과 함께 대한체육회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었다.

강재명 전국공무원노조 강진군지부장은 27일 공생공사닷컴과의 통화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건으로 공직사회가 충격에 빠져 있다”면서 “지난 26일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체육회는 공무원 폭행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실태 조사와 함께 스포츠 인권 교육 확대와 전남스포츠인권센터 설치 등도 추진키로 했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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