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ㆍ서울대병원,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전수 조사
2500명 위험군 분류, 1500여 명은 실제 자해행동 시도
실제 자살률도 일반인의 1.21배, OECD의 2.57배나 돼
근무환경 개선+복합치유센터 등 필요성 제기돼

소방청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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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심리건강상태를 체크한 결과 전체의 5%가량인 2400여 명이 자살위험군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자해행동을 한 소방공무원도 1500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9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전수 설문조사’에 대한 최종 분석결과를 28일 내놓았다.

근무기간별 소방공무원 스트레스 현황. 자료:소방청
근무기간별 소방공무원 스트레스 현황. 자료:소방청
보직별 감정노동 유병률. 자료:소방청
보직별 감정노동 유병률. 자료:소방청

설문은 온라인 설문프로그램을 활용해서 5월부터 6월까지 진행했으며 설문대상자 5만 755명 가운데 95%인 4만 8098명이 응답했다.

1차 설문은 외상사건 노출 경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수면장애, 음주습관, 자살 사고, 자해 행동을 조사했으며, 2차는 삶의 질(만족도), 감정노동, 직무 스트레스를 집중 조사했다.

앞서 소방청은 지난달 4대 주요 스트레스인 PTSD, 우울증, 수면장애, 음주습관장애 분야를 1차로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4분의 1에 가까운 소방공무원들이 수면 및 음주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 결과를 항목별로 보면 PTSD 5.6%(전년대비 1.2%↑), 수면장애 25.3%(전년대비 2.2%↑), 음주습관장애 29.9%(전년대비 1.6%↑), 우울증 4.6%(전년대비 0.3%↓)였다.

2차 조사에서 소방청이 주목한 것은 소방관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자살률이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소방이 31.2명으로 일반인(25.6명)의 1.21배 수준이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2.1명에 비해서는 2.57배나 됐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삶의 만족도, 자해시도 등 항목을 추가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9%(2453명)가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자해시도 항목으로 ‘지난 1년간 자해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직원이 3.1%(1556명)나 됐다,

특히 ‘죽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자해행동을 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0.1%인 53명이 “예”라고 답했다.

이들에 대한 주요 4대 스트레스 현황을 보면 PTSD 54.7%, 수면장애 81.1%, 음주습관장애 62.3%, 우울증 67.9%로 전체 평균에 비해 2~3배 정가량 높게 나왔다.

PTSD 또한 10배나 높아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외상사건 노출 경험은 평균 7.3회로 조사됐다.

또 삶의 만족도에 대한 응답결과는 전체 4만 8469명 중 3023명(6.3%)가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화재·구조·구급 등 재난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친절히 응대하기 위한 과정에서 수반되는 ‘민원응대 과부하’에 따른 관리필요군은 29.4%(1만 4233명), ‘심리적 손상’은 20.3%(9832명)에 달했다.

업무분야별 감정노동과 관련한 스트레스는 119상황실, 현장출동 횟수가 많은 구급대원,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민원인을 상대하는 화재조사 순으로 부하량이 많았다.

소방청은 “충격적인 현장 상황과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기 쉽고 교대근무로 인한 생체리듬 불균형이 초래되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을 위해 각종 정신건강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조속히 설립해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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