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긴 장마에다가 태풍까지 몰아치면서 운전여건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장마가 할퀴고 간 도로는 누더기다. 포트홀도 지뢰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때 잘못 대처했다가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독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이 발표한 장마와 태풍을 전후한 자동차 안전과 관리법을 소개한다.

태풍 때 교통사고 치사율 15% 증가

장마와 태풍이 겹치면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위험한 조건으로, 교통사고의 위험이 크다. 2010년 곤파스와 2012년 볼라벤 당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 치사율이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또 최근 3년간(2016~2018) 가장 많이 발생한 교통사고 원인 1위는 법규위반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인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도로교통공단)
 
강풍 때 최상의 안전운전은 감속 운전

신형차에 자율이나 안전옵션 첨단장치가 채택돼 있더라도 태풍 시 안전은 운전자의 감속 운전뿐이다. 젖은 노면에서는 ‘제동거리’가 평상시보다 1.8배까지 늘어난다. 주행 시 반드시 속도를 50% 감속해야 한다. 급제동 대신 여러 번 조금씩 나누어 밟아 주는 펌핑브레이크나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강풍으로 차선이탈, 중앙선 침범사고 위험

강풍 시에는 접지력이 약해진 차량이 차선이탈, 중앙선 침범 등 추돌 교통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대형차량 인접 운행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속 120km 주행 시 초속 35m의 강풍에는, 승용차는 1.2m, 버스는 6.5m 주행 경로를 이탈한다. 가급적 추월 차선인 1차로 주행은 피해야 한다. 차량이 미끄러져 정면충돌할 위험성이 평소보다 매우 높다.
   
도로의 지뢰 ‘포트홀’에 태풍까지 만나면 위험

연이은 폭우로 도로가 움푹 파인 포트홀(Pot hole)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무작정 주행하다가 한쪽 바퀴가 빠지면서 강풍까지 겹치면 차량이 중심을 잃고 휘청한다. 이런 포트홀 사고 예방을 위해 유럽에서는 앞바퀴가 도로 주행 중 순간적으로 많은 상하 움직임을 보일 경우, 포트홀에 바퀴가 빠진 것으로 인식해 바퀴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허공에 떠 있도록 제어하는 안전 시스템까지 채택하고 있을 정도다.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적재물 화물차와 대형차 바로 앞이나 뒤는 ‘NO’

강풍 시에는 낙하물 사고와 대형차량 인접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폭우와 강풍 시에는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되도록 과적 화물차나 대형차 앞, 뒤에 두고 주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화물차는 과적으로 제동거리도 길고 빗길 전복사고의 위험도 크다.

고속도로 위험지역 통과 시 강풍 주의 표지판 준수

고속도로 위험지역에는 방풍 벽이 설치되어 있다. 강풍 주의 표지판, 가변정보판, 풍향 풍속측정기와 ‘바람 자루’ 같은 시설물을 설치해 강풍으로 인한 안전 및 주위를 인지하도록 하고 있다. 풍속 및 감속 안내에 따라 안전운전을 준수해야 한다. 방심은 금물이다.
 
심한 ‘침수차’ 과감히 포기, 선(先)견적 후(後) 정비

침수차는 아무리 정비를 잘해도 침수차다. 특히 차량 가격과 맞먹는 정비비용이 나오는 심한 침수차는 과감히 포기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경미한 경우는 보험처리가 아닌 경미한 일반정비에는 두 군데 이상의 정비업소를 들러 먼저 견적을 받아보고 정비를 결정하고, 정비내역서와 관련 영수증을 보관하면 보증수리도 가능하다.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제134조에 따라 정비하기 전 반드시 견적서를 교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만약 먼저 견적서를 받고 후에 정비하면 과잉정비나 정비 피해를 사전 예방할 수 있다.
  
전기차는 습기 제거, 주황색 배선은 고압선 ‘감전 위험’

강풍 폭우로 와이퍼와 에어컨, 등화장치 등 전기사용이 늘어나면서 평소보다 예상 주행거리는 줄기 마련이다. 비가 그친 뒤 보닛을 열어 습기 정도는 제거하고 엔진룸 주황색 배선은 고압선이므로 절대 손대면 위험하다. 배터리 등 주요 장치에는 수분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스며들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감전을 예방한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기상정보 운전, 강풍과 옆바람 위험지역은 우회

강풍과 폭우로 인해 평균 풍속이 초당 25m 이상이면 서해대교,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차량통행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운행 전 미리 경로를 확인해 우회하는 게 좋다. 한 손보다는 두 손 운전으로 속도를 줄여서 통과한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