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열 초대 소방청 직장협의회 회장 인터뷰

“일과 가정 양립  근무환경 조성에 힘쓸 것”
“이번주 회원 설문조사해 협의회 개최 계획”
“국회서 노조 허용되면 그때 가서 대응 고민”
“제도 개선 위해 지방 직협과 소통 나설 것”

이기열 초대 소방청 직장협의회 회장이 앞으로 소방청 직협의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생공사닷컴DB
이기열 초대 소방청 직장협의회 회장이 앞으로 소방청 직협의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생공사닷컴DB

“소방공무원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난 18일 전국 소방 관서 가운데 최초로 소방청 직장협의회(직협)가 출범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이기열 소방경은 차분하게 소방청 소방공무원들이 처한 현실과 앞으로의 계획을 풀어놓았다.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대구소방안전본부 화재진압대원으로 입직한 후 화재조사를 시작으로 17년간 현장을 누볐다. 본청에 들어온 것은 2012년이다.

“두드림 있었지만 법정 조직 아니어서 한계”

그래서 그런지 얘기를 듣다 보니 비교적 오랜 기간 소방공무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직협의 운영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동안 소방공무원 소통 창구로 ‘두드림’이 있었지만, 법정 조직이 아니다 보니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았는데 직협 체제에서는 좀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직협에 대한 이 회장의 인식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그 이유로 직협이 법정 단체라는 점과 소방청장과 간부들이 직협의 요구 사항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소방청은 직협의 가입 조건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가입대상을 확대해줬다. 이 때문에 가입대상이 당초보다 20명가량 많은 121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83.4%인 101명이 가입했다. 가입 대상 가운데 규정상 특정 업무자 18명이 제외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률은 100%에 근접한다.

그는 초대 회장으로서 직협 출범 이후 최우선 과제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꼽았다.

“지방과 달리 중앙은 재난 대응기관이다 보니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비상근무나 동원이 많아요. 한마디로 휴일보장이 안 됩니다. 이러니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겠습니까.”

일과 가정의 양립은 말은 쉽지만, 실현은 쉽지 않은 난제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얘기이다. 결국은 인력 부족 문제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일단 내부적으로 담당부서하고 절충해서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융통성을 발휘하고, 효율적인 것을 찾다 보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환경개선 문제 등 협의 긍정적 전망

소방청은 현재 1관 2국 15과 220명으로 경찰청 1853명에 비해 턱없이 인력이 부족하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소방인력을 점차 증원하고 있지만, 현장 위주로 이뤄져 본청은 오히려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취임 이후 첫 작업으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계획이다. 근무환경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소방청과 협의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본래 상·하반기 한 번씩 열게 돼 있지만, 수시 협의위원회도 열 수 있는 만큼 협의회를 개최해 인력 수급 문제 등 당면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상근무나 동원 시 일을 하고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을 했다.

“수시로 협의위원회 열도록 할 것”

“소방공무원은 초과근무에 제약이 있어서 한 달에 초과근무로 28시간 정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근무에 투입되는 시간은 훨씬 많은데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에 대한 논의도 협의회에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가 최근에 노동 관련 3법을 입법예고하면서 소방공무원도 노조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아마 (정기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고) 노조가 생기면 직협과 노조가 병존하는 구조가 되리라고 봅니다. 그러다가 노조로 통합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일장일단이 있어요. 노조를 하면 권한이 많지만, 자칫 자기주장만 하는 조직으로 비쳐 소방공무원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고민은 그때 가서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소방조직이 수직적이기는 하지만, 우선은 지방 소방기관 직협과도 만남을 통해서 직원 고충을 제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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