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 두고 의견 첨예하게 갈려

논란이 됐던 2020년 제1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 한국사 9번 문제. 경찰청 제공
논란이 됐던 2020년 제1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 한국사 9번 문제. 경찰청 제공

경찰청은 지난 5월 30일에 치러진 2020년 제1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에서 한국사 9번과 사회 14번의 복수정답을 인정한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한국사 9번의 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다.

해당문제는 ‘고려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오래된 것부터 바르게 나열한 것은?’이라는 질문에 ㉠팔만대장경(재조대장경) 완성 ㉡『삼국유사』 편찬 ㉢『향약구급방』 간행 ㉣황룡사 9층 목탑 소실을 보기로 제시했다.

당초에 경찰청은 ㉢㉣㉠㉡순의 3번만을 정답으로 인정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 『향약구급방』의 간행시기가 논란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경찰청은 이를 받아들여 ㉣㉠㉢㉡순의 4번도 복수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향약구급방의 간행 시기에 대해 대부분의 수험서 및 참고서는 1236년에 간행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존하는 목판본의 발문에 ‘대장도감에서 이 책을 간행했다’고 기록되어 있을 뿐 확실한 연도는 전해지지 않고 있는 바, 대장도감의 설치 및 운영 시기를 참고하여 고종 19년(1236년)부터 고종 38년(1251년) 사이에 나온 것으로 보는 것이 의학사의 정설”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어 “그간 각종 문헌에서 1236년으로 간행시기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대장도감의 설치 및 운영 시기를 참고한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로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에서도 향약구급방의 간행시기에 대해 연도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 1238년, ㉠이 1251년, ㉡이 1281년이라는 점은 확실하므로 ①번과 ②번은 타당하지 않으며 향약구급방의 간행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면 ④번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③번과 ④번을 복수 정답 처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를 두고 공무원 시험 강사들 간에도 의견이 갈렸다.

당초 3번을 골랐던 일부 수험생들은 복수정답이 인정되자 불만을 제기했다.

향약구급방의 간행연도가 모호해도 충분히 풀수 있는 문제였다는 것이다.

경찰청의 이러한 판단에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적절한 조치였다’부터 ‘부당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었고, ‘문제 자체를 무효로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민규 기자 song@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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