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구군 공무원들 시청에서 항의 밤샘집회
사회복지직 어려움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코로나19 방역, 4·15총선 등 겪으며 불만 누적돼

지난 27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부산시청에 몰려가 재난지원금 지급과 선거 업무 등에서 구군 공무원에게만 업무가 몰린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부산지역본부 제공
지난 27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부산시청에 몰려가 재난지원금 지급과 선거 업무 등에서 구군 공무원에게만 업무가 몰린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부산지역본부 제공

신종 코로라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난 업무와 각종 민원으로 아우성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선 동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28일 관련 지자체 및 노동 단체에 따르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면서 일감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지자체마다 지급하는 지원금 지급 업무까지 겹치면서 과로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일부 일선 시군구에서는 광역 지자체에 인력 파견을 요청하는가 하면 시청 등으로 몰려가 항의 집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의 16개 구·군 공무원들로 구성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지난 27일 부산시청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재난 업무를 구·군에만 떠넘긴다며 이를 ‘갑질행정’으로 규정한 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면담을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벌렸다.

이들은 앞서 이달 15일 실태파악을 위한 부산시의 현장 점검을 거부한 바 있으며, 잘못된 예측에서 비롯된 긴급재난지원금 선불카드 부족사태와 이로 인한 민원에 시달린 구·군 공무원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달 6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동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은 지금 죽어납니다’라는 이 청원에서 청원자는 “코로나19로 주민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 지자체 긴급재난생계지원, 정부형 긴급재난지원금 이 모두를 기존 업무도 많은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다 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난지원금 관련 업무의 어려움을 호소한 국민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재난지원금 관련 업무의 어려움을 호소한 국민청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전화응대에 민원신청접수, 왜 이렇게 조금 주는지, 옆집은 받았다는 데 왜 이렇게 늦게 주는지, 왜 나는 현금으로 지급되지 않는지 등 지급 액수와 지급 시기, 제도에 대한 불만도 포함해서 욕이란 욕은 다 받아내고 있다”면서 “제발 죄 없는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에게 일을 지나치게 몰아주지 마세요. 저희도 사람입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 청원은 지금까지 4319명이 동의했다. 수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동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선 시·군·구와 사회복지직 등 특정 직군의 업무 폭주는 당초부터 예상됐던 사안이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키로 하면서 업무가 대폭 줄었지만, 지자체마다 지급하는 각종 지원금이 적지 않은데다가 국가가 주는 긴급재난지원금도 카드나 체크카드 충전 외에도 일선 읍면동사무소에서 직접 청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여·38)씨는 “각종 지원금 접수 관련 신청서가 하루 200여 건 안팎으로 1600건쯤 되는데 이 업무를 8명이 맡아서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짜증은 물론 폭언을 하는 민원인 등도 상대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의 어려움은 재난지원금뿐 아니라 이전 코로나19 마스크 지급과 방역 업무 때부터 누적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4·15총선 때에도 광역보다는 시·군·구 공무원들에게 업무가 몰렸다는 피해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중앙부처 간부는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코로나19라는 비상상황을 맞아 방역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업무가 폭주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며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긴밀한 협조와 일선 부서의 신축적 운영, 특별휴가와 대체휴가의 적극적인 활용 등으로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부담을 줄여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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