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창고 폭발, 불법 보관 화학물질 이상발열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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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창고 폭발, 불법 보관 화학물질 이상발열에 무게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19.08.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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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도 넘는 폭염인데 위험물질 38t이나 지하에 둬

바로 옆 물류 창고에는 기준치 193배 보관… 아찔

경기도 중간 조사 결과…당국 관리소홀 지적도
경기도 김용 대변인이 석원호 소방위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6일 안성 물류창고 폭발 사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 김용 대변인이 석원호 소방위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6일 안성 물류창고 폭발 사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고(故) 석원호 소방위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안성시 물류창고 화재는 창고 내에 다량 보관 중이던 ‘무허가 위험물질’의 이상 발열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중간조사 결과가 나왔다.

물류창고로 신고해놓고 지하에 위험물질을 38t이나 불법으로 보관해오다가 사고를 빚었다는 점에서 사업주는 물론 감독 당국도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김용 대변인은 9일 오후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화재로 순직한 고 석원호 소방위의 명복을 빌며, 부상을 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지난 6일 오후 1시14분 발생한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34-2 물류창고 화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지하 1층 및 지상 2층 건물이 전소됐으며, 화재 진압과정에서 안성소방서 소속 소방관 1명이 순직하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총 11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며 “아직 지하층 내부진입이 어려워 ‘정밀현장감식’은 어렵지만, 현재까지 관계자 진술을 통해 확인된 사항을 보면,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라는 제5류 위험물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험물은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대기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에는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폭발우려가 매우 높은 ‘자기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며 “이 위험물이 보관 중이던 지점을 중심으로 기둥, 보, 벽체 등이 붕괴된 것이 관찰됐고, 이 지점 부근에 설치된 ‘열센서 감지기’가 최초로 동작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 1층 위험물 보관지점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며 “화재 당시 안성시 양성면이 36도 폭염상태였다는 점과 대기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 반응을 일으키는 위험물의 특성을 고려해 발열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물류창고 지하 1층에는 4t을 보관했다는 회사 측 주장과 달리 제5류 위험물질인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 38여t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물류회사 인근 창고에서는 제4류 제3석유류인 ‘1,3-프로판디올’이 9만 9000여ℓ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과 ‘1,3-프로판디올’의 지정수량이 각각 200kg, 4000ℓ인 점을 고려할 때 각각 지정수량의 193배, 24배를 초과하는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었던 셈이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은 지정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 또는 취급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지하에 제5종 위험물을 보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5종 화학물은 따로 기준에 맞춰 보관해야 하는데 지하에 전혀 상상도 못하는 위험물질을 보관했기 때문에 그것이 근본적인 위법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트릴이 지하 1층에 4t이 보관돼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4t은 관계인이 진술했을 때 내용이고 (실제론) 38여t 된다”며 “이 부분은 저희가 서류상으로 조사를 하면서 나온 수량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전에 예방을 못 했다는 점에서 인재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류창고를 운영한 지 3개월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신고를 물류창고로 해놓고 그 밑에 그런 위험 물질을 따로 보관하는 경우엔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사고는 경기도에서 처음이다”며 “앞으로 이러한 위험물질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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