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개학연기·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여파
5급 공채·외교관 7급·지역인재도 4월 시행 어려울 듯
서울시처럼 6월 병합도 할 수 없어 시기 못 잡고 고심 

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 건물. 공생공사닷컴DB
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 건물. 공생공사닷컴DB

각종 공무원 시험이 4월 이후로 연기된 가운데 4월 들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지 않으면서 인사혁신처가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의 시험을 4월 이후로 미뤘지만, 하루에도 코로나19 환자가 100여명 가량 나오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상태에서 시험 시기를 가늠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공무원 9급 시험은 6월 13일이라 아직 여유가 있고, 서울시도 미뤄진 1회 시험을 오는 6월 13일 지방공무원 9급 시험과 병합키로 해 급한 불은 껐지만, 인사처는 이도저도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일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로 예정됐던 국가직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과 7급 지역인재 필기시험을 4월 이후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또 국가직 9급 및 소방직 공채와 경채 필기시험은 당초 3월 28일에서 5월 이후로 연기했다.
코로나19 상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감안하면 시험의 연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연기하더라도 언제로 하느냐는 것이다. 5급과 7급 지역인재 필기시험을 뒤로 미루면 5월 이후이고, 지방직 9급은 6월이다.

자료:인사혁신처 및 각 지자체
자료:인사혁신처 및 각 지자체

매달 시험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못 치를 것은 없지만, 수험생의 혼란 등을 감안하고, 출제와 시험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시처럼 제1회 공개경쟁 시험과 경력경쟁 시험을 6월에 병합하기로 한다면 간단하지만,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시험과 7급 지역인재를 같이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5급 공채나 지역인재 7급은 응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시험을 강행하는 방안을 강구했었다. 이를테면 시험장 입실 규모를 예년 20~25명에서 10명 안팎으로 줄여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시험장이 당초보다 두 배 이상 늘어야 하고, 감독 인원 등도 더 늘어야 한다.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지원자가 1만 2595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도 만만치 않다.

설령 이렇게 치르더라도 5월로 예정된 국가직 9급은 더 문제다. 올해 4985명을 뽑는 국가직 9급 시험 지원자는 18만 5203명이나 된다.

5월로 미뤄진 국가직 9급 시험도 이런 방식으로 치른다고 하면 인적·물적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5급 시험에는 10명을 입실시키고, 9급 시험을 15명을 입실시켜서 시험을 치르게 하면 형평성 논란으로 불화살을 맞을 수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시험 일정과 관련해서 방역당국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다”면서 “개학도 연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연장한 마당에 4월 시험을 강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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