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눈총 속 일부 직원들 확진 전 격리상태서 식당 등 오가
타부처 공무원들 바짝 긴장…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비판도
“일반인 원인은 금세 밝히면서 중앙부처는 왜 못 밝히나” 지적도

해양수산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자가격리 중인 직원이 식당과 사무실을 오간 것으로 드러나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이를 강하게 질책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에서 바라다본 세종시. 공생공사닷컴DB
해양수산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자가격리 중인 직원이 식당과 사무실을 오간 것으로 드러나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이를 강하게 질책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에서 바라본 세종시. 공생공사닷컴DB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자가격리 중이던 해양수산부 일부 직원이 식당과 사무실을 오간 것에 대해 해당 부처는 물론 공직사회에 엄중 경고했다.

세종시는 자가격리 대상 해수부 직원 254명을 대상으로 전담 공무원을 두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보건의료 공무원은 물론 일선 공무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중앙부처에서 집단 발병과 함께 일탈행위가 일어나면서 세종 공직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 총리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해수부 소속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고, 그에 앞서 수십명의 확진자가 나와서 정부의 신뢰를 깨는 일이 있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정 총리는 이어 “지금처럼 코로나19와 싸움하는 시점에서 정부 신뢰는 천금과 같은 것”이라며 “이번 사례를 거울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부처에서 공직기강 확립에 차질이 없게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지난 17일 해수부 확진자 중 8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식당 또는 사무실에 드나든 것으로 밝혀져 관사에 격리된 문성혁 장관으로부터 문서경고를 받았다.

현재 입원 중이거나 자가격리 중인 이들 8명은 세부 행적을 재조사해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공식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도 해수부 자가격리 대상 직원 254명에 대해 전담 공무원을 두고, 하루 두 차례 전화로 증상을 체크하고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 이들에게 지정 장소를 벗어날 경우 경보음이 울리도록 설계된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제공하기로 했다.

해수부에서는 지난 10일 수산정책실에서 첫 양성 판정자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모두 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던 직원이 17일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어, 앞으로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해수부의 집단 감염 등을 우려스럽게 바라보던 세종 정부부처 공직사회는 부처마다 회식이 금지되는 등 복무지침이 강화됐다. 자조와 함께 안타깝다는 반응도 쏟아진다.

“중앙과 일선 할 것 없이 모든 공무원들이 코로나19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부처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격리 상태에서 식당 등을 드나들어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한방에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정신 나간 친구들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시민들 반응은 더 비판적이다. 수도권 한 주민은 “민간이나 지방 공무원은 확진자가 되면 신천지 연루 여부 등 원인을 잘 밝혀내면서 중앙부처 공무원의 집단 감염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정부가 조사에 소극적인지 아니면 뭘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재발을 막으려면 흐지부지 넘길 게 아니라 철저히 조사해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