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사서, 주말엔 독서 행사 동원…과로 내몰리는 사서직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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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엔 사서, 주말엔 독서 행사 동원…과로 내몰리는 사서직 공무원
  • 김성곤 선임기자
  • 승인 2020.03.16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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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도서관 지어줬으면 됐지…” 나몰라라
문체부, “지자체 소관이어서…” ‘강건너 불구경’
인원·수당 안 주고 핑퐁…시군구노조 시정 요구
공주석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도서관 사서 정원을 지키지 않고, 추가근무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지자체에 시정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군구노조 제공
공주석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도서관 사서 정원을 지키지 않고, 추가근무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지자체에 시정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군구노조 제공

지방자치단체장은 도서관만 지어놓고 나몰라라 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사서직 공무원만 죽어납니다.”

충남의 한 시군의 사서직 공무원의 얘기이다.

공주석 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시군구연맹)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는 16일 문체부를 방문해 전국 시군구의 공립공공도서관 사서직 공무원의 실태를 설명하고, 권리보장을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링크)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현실은 잘 알겠는데 인사권자가 지자체장이어서 문체부가 나서기는 곤란하다”는 대답뿐이었다.

사서직 공무원의 과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도서관 가운데 4분의 1(25%)은 1인 사서다. 이들은 지자체마다 운영하는 독서문화 확산 및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거의 매주 주말 근무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휴일이나 야간 등 수당을 받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더 뽑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규정은 완비돼 있다. 문체부가 2016년에 만든 ‘공공도서관 건립 운영 매뉴얼’은 도서관마다 최소 3명의 사서를 두고, 관장은 사서직으로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주말 독서문화 프로그램 등을 운용할 때는 행사 당 최소 1명 이상의 사서와 면적을 기준으로 추가로 인원을 투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는다. 주민들의 문화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도서관을 짓고, 독서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거기까지이다.

도서관 운영에 전문 사서가 있어야 하고, 주말 행사 등에는 추가로 인원이 필요하다는 조항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수도권 한 지자체의 노모(54·여) 사서는 “‘도서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끝’이라는 지자체장의 이해부족이 한몫한다”면서 “문체부는 규정만 만들어놓고 나몰라라 한다”고 비판했다.

그나마 인원을 늘려준 경우도 사서직이 아닌 대부분 행정직이다. 이런 이유로 전국 1042개 도서관 가운데 521개 도서관이 대부분 행정직이 관장을 맡고 있다. 6곳은 농업직렬이 맡고 있다고 한다.

시군구연맹은 이날 문체부에 법정 인원에 맞게 사서인력과 도서관장을 임명하지 않는 지자체에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해 개선토록 하고, 전국 사업 공모 시 이를 위반한 지자체에는 신청제한 조치 등을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주말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사서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휴일근무수당 및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공주석 위원장은 “충남 아산의 경우 5개의 도서관이 개관 예정인데 전문 사서직 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자체의 몰이해와 문체부의 책임회피가 사서직의 과로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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