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코로나19 공포 확산’ 부처 총 23명
“며칠 전까지 인사·예산 놓고 머리 맞댔는데…”
기재·농림·환경부 등 북측 관련 부처 초비상
해수부 570여 명의 3분의 2 재택근무 조치
전직원 검사 끝나면 확진자 더 늘어날듯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와 국가보훈처 건물. 공생공사닷컴DB
세종시 정부부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와 국가보훈처 건물. 공생공사닷컴DB

해양수산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세종시 정부부처에 코로나19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2일 하루에만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해수부 등 일부 부처는 사무실은 물론 기자실까지 폐쇄하고 있지만, 시시각각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다.

각 부처와 보건당국, 정부청사관리사무소가 대책 마련을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12일 밤 9시 30분 현재 세종시 소재 정부청사 직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23명이다.

정부세종청사는 아니지만, 어진동 별도 건물에 세들어 있는 인사혁신처에서 지난달 28일 1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보건복지부(1명), 대통령기록관(1명), 해양수산부(18명), 교육부(1명)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가보훈처에서도 12일 확진자가 1명 나왔다. 이 가운데 해수부 직원 둘은 부부 공무원이다.
 
세종 청사 북측라인 부처 전전긍긍
 
우려스러운 것은 해수부다. 10일 수산정책관실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어제 동료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12일에는 다른 실·국 소속 직원 1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전직원 570여 명 가운데 3분의 2를 재택근무토록 했다. 세종시는 이들 직원 전원을 검사키로 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의 검사를 마쳤다. 검사가 끝나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세종청사는 몇 개 부처로 묶여서 연결돼 있다. 옥상정원을 통하지 않고도 건물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구내식당을 같이 쓰는 경우도 많다. 우선 해수부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가 식당을 같이 쓴다. 해수부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구내식당은 폐쇄됐다.

기재부는 이외에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했다. 담당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 업무 특성상 잦은 회의 등을 통해 접촉이 불가피해 이런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사처 직원이 확진자가 됐을 때에도 그 직원의 상사와 인사 협의를 했던 행정안전부 직원들이 한때 자택 대기 모드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웃부서 기자실도 속속 폐쇄
 
해수부가 기자실을 폐쇄한 데 이어 농림부도 기자실을 폐쇄했다. 기한은 이번 주까지이다. 국토부는 폐쇄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에 주재하는 기자들도 상당수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정부세종2청사에 들어 있는 행정안전부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지만, 확산 방지 차원에서 당분간 온라인 화상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대학실 2개국을 긴급 폐쇄하고,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어서 아직 기자실 등의 폐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세종시 주민사회 불안감도 확산
 
“여보 우리 단지다. 동선 확인해보니까 우리 단지네. 엘리베이터도 같이 쓸 수 있는데….” 11일 해수부와 교육부 직원이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도담동에서 내리는 버스 승객이 가족과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다.

자료:세종시 및 각 부처
자료:세종시 및 각 부처

세종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즉시 공개를 한다. 안내문자도 보내고, 홈페이지를 통해 동선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엔 청정도시라고 자부했지만, 확진자가 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줌바댄스 학원 관련자 외에는 확진자들의 연결고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점도 우려를 키우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보건 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편, 세종시에서는 12일 밤 9시 기준 3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공직사회
 
해수부는 필수 요원을 제외한 모든 인력을 자택에 대기시킨 데 이어 대면회의도 전면 금지했다. 실·국장 회의도 서면으로 대체했다.

교육부는 4층에 있는 해당국 사무실에 5개 과가 있다. 이곳에 근무자 52명은 자가대기토록 했다. 인접한 사무실 근무자들도 당분간 자가 대기하거나 재택 근무하도록 지시했다.

정부세종청사 부처 근무자들의 코로나19 감염이 늘고 있지만, 대증적 요법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당국의 고민이다.

무증상 감염자도 적지 않아 열화상 카메라로도 찾아내기 쉽지 않은데다가 설혹 발견하더라도 이미 확산된 뒤인 경우가 많다.

결국,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유연근무를 통해 혼잡시간대를 피하도록 하는 등 근무시스템의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다.

결국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라고 호소하는 방법밖에는 없어서 보건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저작권자 © 공생공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