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공생공사’

이번 주(2월 23일~2월 29일) 한 주 간을 관통하는 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근무를 하던 공무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를 전후해 일선 공무원들은 근무 시스템을 바꾸고, 대체휴가 제도화 등을 부르짖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하나의 빅 뉴스는 5급 공채 등 시험 연기였다. 29일 예정됐던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필기시험이 4월 이후로 연기됐으며, 국회 입법고시도 연기됐다. 앞으로 예정된 국가공무원 7급 시험은 물론 3월 21일로 예정된 서울시 1차 공채 및 경력채용 시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종시 어진동에 있는 인사혁신처
세종시 어진동에 있는 인사혁신처

코로나19 비상근무 전주시청 공무원 숨져

27일 전주시청 총무과 행정 7급 공무원 A모(43)씨가 효자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전날 신천지 신자 전수조사 업무를 하다가 밤 11시가 넘어서 귀가한 A씨는 부인에게 “몸이 피곤하다”며 잠자리에 든 뒤 새벽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그동안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동료 직원들과 근무를 해왔고, 이번 주 들어서는 신천지 관련 업무에 매달리면서 새벽 1시에서 2시쯤 퇴근했다고 한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예고된 사고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에 공무원이 대거 동원되지만, 대체휴무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재난이나 감염병 때 공무원의 안전을 돌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비상근무를 하다가 과로로 숨진 전주시청 7급 공무원 추모의 글
코로나19 비상근무를 하다가 과로로 숨진 전주시청 7급 공무원 추모의 글

정부청사 방역 관리 강화
 
정부가 23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24일부터 전국 11개 정부청사 방호가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다.

출입구를 한 곳으로 축소하고, 로비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출입자가 이를 통과하도록 했다. 소독도 주 1회에서 2회로 강화했다.

특히 정부종합청사 4곳에는 2만 8000명이 상주한다. 여기에 공무직을 포함하면 3만명을 넘는다. 세종청사가 1만 5000명으로 가장 많고, 과천청사에 4200명, 대전 5500명, 정부서울청사에 4000명이 근무한다.

국가 운영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정부청사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개인위생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일관된 지적이다.
 
공무원 시험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과 관련, 이달 29일 치를 예정이던 5급 공채·외교관 후보자 선발 필기시험이 4월 이후로 잠정연기됐다.

감염병 때문에 5급 공채가 연기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역시 같은 날 시행 예정이던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 역시 연기됐다.

지난 2009년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1차 필기시험 당시 조속한 채용 진행을 위해 필기시험 일정을 5일가량 앞당긴 적은 있었지만, 연기한 적은 없다는 게 인사혁신처의 설명이다.

3월 14일에 치를 예정이었던 입법고시도 4월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이밖에 감정평가사 시험이나 변리사 시험 등도 모두 연기됐다.

코로나19의 확산세 등을 감안하면 오는 3월 21일로 예정된 서울시 제1회 경·공채와 같은 달 28일로 예정된 국가직 9급 및 소방관 시험도 제때 치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의 인재 수급 차질 및 수험생들의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이미지 실추시킨 꼴불견 공무원들
 
코로나와 맞서 보건 의료 및 일선 공무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고, 전주시청 7급 공무원은 비상근무 중 과로로 숨졌지만, 본분을 잊은 채 일탈한 공무원도 적지 않았다.

지난 23일는 에 대응 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이 확진 판정 직전까지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근무하다가 동료 직원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탄로나기 직전에야 신천지 교인이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공분을 샀다.

또 지난 27일에는 대구 달서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집 밖으로 나와 주민센터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구시는 이들을 엄벌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코로나19 대응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 행정안전부가 로비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출입자들을 살피고있다. 김성곤 공생공사닷컴 선임기자
코로나19 대응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 행정안전부가 로비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출입자들을 살피고있다. 김성곤 공생공사닷컴 선임기자

중앙부처 최초로 인사처 공무원 감염
 
세종시에 있는 인사혁신처 본부 직원이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으로서는 처음이다.

인사처에 따르면 이 직원 A씨는 27일 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즉시 조퇴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28일 오후 보건당국으로부터 ‘양성’ 통보를 받았다.

인사처 본부에는 모두 37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A씨가 근무하는 7층에서 함께 일하는 50명은 이미 전날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인사처는 이 직원이 근무했던 7층은 방역을 실시한 뒤 폐쇄한 상태다.

하지만, A씨와 같이 근무하는 과장과 지난 26일 회의를 했던 다른 부처 과장 등이 간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세종시 공직사회는 코로나19 비상이 걸린 상태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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