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30% "기회되면 이직 의향"
보수는 적은데 승진 늦고, 일 힘들어
한국행정연구원 ‘공직생활 실태조사’

자료:한국행정연구원
자료:한국행정연구원

청년 실업이 심화되면서 공무원 시험마다 구름 응시생이 몰리는데 실제 공무원 10명 가운데 3명은 이직을 꿈꾸는 등 만족도가 보기와는 다른 모양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은 19일 지난해 7∼8월 46개 중앙부처 및 17개 광역자치단체 소속 일반직 공무원 4111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공직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직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30.1%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조사(28.1%) 때보다 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없다’고 한 응답자(39.2%)보다는 적었지만, 10명 가운데 3명이 이직을 고민한다는 결과는 뜻밖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 30만명을 웃돌고, 지난해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은 접수 기준 100대 1을 기록하는 등 공무원 시험 합격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이유로는 ‘낮은 보수’(42.9%), ‘승진적체’(14.2%), 과다한 업무(13.9%) 등을 꼽았다. 민간보다 돈은 적게 주는데 승진도 늦고, 일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소 업무량에 대한 질문에 43.5%가 ‘많은 수준이다’고 답했고, 16.5%는 ‘매우 많은 수준이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의 조사(많은 수준 44.3%, 매우 많다 14.4%)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무량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인력부족’이라는 응답이 47.7%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업무 할당’(23.1%), 타부서·기관과의 업무협의 과다(9.7%) 순이었다.

공무원의 후생복지제도가 민간 대기업보다 만족할만한 수준인지를 묻는 문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34.9%, ‘전혀 그렇지 않다’ 17.6% 등 52.5%가 부정적이었다. 반면 ‘그렇다’는 답변은 13.6%에 그쳤다.

자료:한국행정연구원
자료:한국행정연구원

‘승진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51.6%가 ‘보통이다’고 답했지만, ‘그렇지 않다’(24.3%)는 응답과 ‘그렇다’(24.1%)는 부정적 응답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공무원 신분으로 근무하는 것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만족한다’가 52.9%였다. 그러나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낮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었다.

‘공무원은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문항에 대해 27.5%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공무원 신분에 대체로 만족하지만, 사회적 평가는 낮다는 것이다.

결국,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승진 적체, 과다한 업무, 그럼에도 사회적으로는 낮은 평가를 받는 현실이 이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만두는 공무원은 그리 많지 않다. 이직을 꿈꾸지만, 실제로 갈 곳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직 이후 재취업할 경우 민간기업(48.7%)보다 공공기관(51.3%)에 취업하고 싶다는 응답이 조금 앞섰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오는 21일 오후 2시 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2019년 공직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데이터로 보는 정책세상:이해와 활용’이라는 주제의 기획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노혁진 전문기자 rho@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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