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행안부 시범 시작, 2026년 모든 공공기관 확대
인터넷 PC부터 적용…하반기부터 공무원 교육 실시 예정
윈도 편향 벗고, 비용 절감 기대되지만, 절처한 준비 필요

그래픽 이미지 픽사베이
그래픽 이미지 픽사베이

올해 말부터 중앙부처를 시작으로 컴퓨터에 윈도 대신 개방형 운영체제(OS)를 도입한다는 데 공무원들에게는 무슨 변화가 있을까.

“괜히 잘해오던 것을 바꿔서 혼란만 초래하고, 공무원만 실험용 생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두 대를 쓰던 PC를 한 대로 줄일 수 있다는 데 좋지 않나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10월 행안부 일부 부서의 인터넷망(외부망) PC부터 개방형 OS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보안 문제 때문에 내부 업무망 PC와 인터넷망 PC 2대를 사용한다.

문제는 이 인터넷망 P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에 의존하고 있어서 윈도 OS 업그레이드나 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최근 MS의 윈도7에 대한 무상 기술지원 종료로 행정·공공기관 PC에 탑재된 윈도7을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PC를 바꾸는 데 무려 7000억원 이상이 들었다.

이는 우리의 인터넷 OS를 MS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등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자료:행정안전부
자료:행정안전부

행안부가 이것을 바꾸는 불쏘시개를 자임한 것이다.

우선 상대적으로 낮은 보안이 요구되는 인터넷망 PC를 민간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 PC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개방형 OS를 도입하기로 했다.

업무용 PC는 아직 개방형 OS로 할 경우 보안이 불완전한데다가 호환 가능한 관련 소프트웨어도 부족해 뒤로 미뤘다.

이후 인터넷 PC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업무용 PC도 개방형 OS를 채택하고, 이를 2026년까지 지자체는 물론 공공기관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바뀌더라도 국민은 불편이 없다. 다만, 공무원들은 좀 머리와 손을 써야 한다.

좋은 점은 업무용과 인터넷용으로 두 대를 쓰던 것을 한대만 쓰면 된다는 점이다.

한 대의 PC로 업무를 보다가 인터넷을 하려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관련 OS를 내려받아서 접속하면 된다.

대신 교육은 좀 받아야 한다. 그리 어렵진 않지만, 나이 든 공무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교육은 사용 방법을 담은 매뉴얼을 익히는 것과, 보안 교육이 같이 이뤄진다.

개방형 OS 도입에 앞서 사전에 보안 시스템을 마련하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도 이뤄진다.

상반기에 보안기준과 교육자료 등을 만들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교육은 물론 집합교육도 실시한다.

불편이 늘자 “일본도 안 하는 것을 왜 시작해서 불편하게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실제로 정부가 개방형 OS를 사용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 독일 정도가 검토를 하는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가 왜 이런 시도를 할까.

1차는 비용 절감이다. 개방형 OS 도입이 완료되면 현재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OS 관련 업그레이드와 PC 구매비용 등을 700억원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개방형 OS 도입으로 MS 윈도 의존을 벗어나고, 정부가 앞장서서 개방형 OS를 도입함으로써 민간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선도하는 것도 좋지만, 10여 년 넘게 탈(脫)MS를 외쳤지만, 이직도 윈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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