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섭 제천문화원장, 제천인재육성재단에 1080만원 기탁
부부공무원이었던 아내 故 김기숙 미래전략사업단장의 유지
2018년 1억원 이어 2019년부터 매년 유족연금 모아 전달
고인, 생전 기금 조성 때 고생한 인재육성재단에 남다른 애착

故 김기숙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 고인은 남편인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에게 유족연금을 매년 모아서 장학재단에 기탁하라는 유지를 남겼고, 윤 원장은 올해도 그 유지에 따라 108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제천시인재육성재단 제공
故 김기숙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 고인은 남편인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에게 유족연금을 매년 모아서 장학재단에 기탁하라는 유지를 남겼고, 윤 원장은 올해도 그 유지에 따라 108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제천시인재육성재단 제공

“올해도 집사람과 약속, 어김없이 지키는 것이 남편으로서 예의며, 도리라는 맘 담아 매달 모은 연금을 제천시인재육성기금으로 기부코자 합니다.”

윤종섭 충북 제천문화원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1080만원을 기탁했다. 이번으로 세 번째.

28일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따르면 윤 원장은 문화원장으로 부임하기 전인 2018년 말 1억원을 기탁했고, 부임 이후인 지난해 초에도 108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이처럼 윤 원장이 장학금을 기탁하는 것은 3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김기숙 전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의 각별한 유지 때문이다.

1977년 공직에 입문한 고인은 제천시 첫 여성 서기관이라는 영예를 안고 2016년 39년의 공직생활을 마쳤다. 윤 원장과는 제천시 부부 공무원이었다.

그러나 고인은 퇴직 1년여 만에 뇌종양에 걸려 투병하다가 2017년 12월 22일 남편 곁을 떠났다.

고인은 눈을 감기 전 남편인 윤 원장에게 남긴 재산의 일부와 앞으로 나올 공무원 유족연금을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할 것을 부탁한다.

“내가 죽거든 우리의 삶을 위해 저축해 놓은 것 중 인재육성기금으로 1억원 기부하고, 매년 매월 수령하는 연금은 당신 몫이지만, 이것 또한 매월 모아 연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길 소망합니다.”

윤 원장이 전한 고인의 유지다.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이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전한 육필 편지 '장학금을 기탁하면서' 사본. 제천시인재육성재단 제공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이 부인인 故 김기숙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의 1년치 유족연금을 모아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하면서 전한 편지 '장학금을 기탁하면서' 사본. 제천시인재육성재단 제공

이에 따라 윤 원장은 지난 1월 1080만원의 공무원 유족연금을 모아 육성재단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기탁금과 함께 ‘장학금을 기탁하면서’라는 제목의 편지도 전했다.

노트 두 장에 육필로 쓴 편지에서 윤 원장은 “공직 40여년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제천시 첫 평생학습팀장 재직 시 인재육성기금 100억원을 조성해 온, 공존의 문화를 몸소 실천한 집사람이 떠난 지 2주기”라며 “집사람의 순수한 유지가 소중한 가치로 기억되길 소망한다. 108배의 마음으로….”라고 적었다.

고인은 평소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애착이 강했다고 한다.

제천시 한 공무원은 “고인은 2009년경 제천시에서 평생학습팀장을 하면서 2억~3억원에 불과했던 기금을 4~5년에 걸쳐 100억원으로 늘리는 등 성과를 냈지만, 고생도 참 많이 했다”면서 “고인의 유지에서 육성재단에 대한 그의 관심과 애정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11월 발족한 제천시인재육성재단은 2008년부터 기금 확충에 힘쓰면서 2012년 100억원 달성에 성공한다. 지금은 기금이 113억원으로 늘어나 제천 출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한편 제천 소재 학교에 유학생 유치를 위해서도 쓰이고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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