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직원 확대 앞두고 자원 받아 시범 시행
설문 결과 호응 높아…신청자에겐 혜택 주기로

용산구 최초로 여성 숙직에 참여한 임선경(왼쪽), 조주은 주무관이 15일 구청 당직실에서 야간 업무를 보고 있다. 용산구 제공
서울시 용산구에서 최초로 여성 숙직에 참여한 임선경(왼쪽), 조주은 주무관이 15일 구청 당직실에서 야간 업무를 보고 있다. 용산구 제공

“숙직이 너무 자주 돌아와서 남자 직원분들이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우리 조직도 이제 여성 비율이 높아졌으니까 여성 숙직도 시작할 때가 된 거 같아요”

15일 용산구 최초로 여성 숙직에 참여한 임선경(32) 주무관의 말이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15일부터 여성공무원 숙직 시범운영에 나선다.

기간은 1월부터 3월까지다. 7급 이하 여성 공무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주2회씩 2인 1조로 운영한다. 요일은 숙직 전담요원(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이 근무하는 월·수·금·일요일이다.

용산구는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여성 숙직 신청자에게 명절 등 각종 연휴 시 근무 제외, 다음 당직근무 희망 요일 선택, 일직근무 제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사업 초기다 보니 아직 신청자가 많진 않다”며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장애요소를 보완, 오는 4월부터는 모든 남녀직원을 대상으로 통합당직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 당직근무는 일직(낮근무)과 숙직(밤근무)으로 나뉜다. 불법 주정차, 공사소음 신고 등 휴일 혹은 야간에 발생하는 주민 민원을 처리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일직은 남·녀 직원 6명, 숙직은 남자 직원 5명이 근무를 맡아 왔다.

문제는 신규 공무원 내 성비 불균형과 여성 공무원의 지속적 증가로 남녀 간 당직 근무주기 격차가 심해진 것. 실무를 맡은 7~9급 공무원의 경우 근무주기가 남직원은 40일인데 반해 여직원은 150일로 격차가 약 4배에 달했다.

규정상 숙직근무 다음날에는 대체휴무를 쓸 수 있지만 너무 자주 숙직이 돌아오다 보니 남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피로와 업무지장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용산구는 상황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자체 설문조사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현 당직제도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불만족(개선필요)’이 87%에 달했고 ‘여성 공무원 숙직 편성 찬성률’도 76%(남 84%, 여 68%)로 반대의견(24%)을 압도했다.

용산구는 여성공무원 숙직 참여 외에도 기존 당직 제외자 명단을 일제 정비해 예외 직원을 최소화시킴으로써 남녀 당직근무 주기를 약 3개월로 통일시킨다는 방침이다.

송민규 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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