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무원의 사는 이야기

올 들어 유튜브에 ‘행복한 공무원’ 채널 개설

시인, 칼럼니스트, 불교강연… 이젠 유튜버

후배들 “진짜 행복한 공무원은 바로 정 차관”

유뷰트 채널 '행복한 공무원'에서 방송 중인 정재근 전 차관. 유튜브 채널.
유뷰트 채널 '행복한 공무원'에서 방송 중인 정재근 전 차관. 유튜브 채널.

정재근(59)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 유튜버로 데뷔했다.

행자부 차관과 한국지방자치학회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로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임기를 마친 정 전 차관은 유튜브에 ‘행복한 공무원, 정재근 TV’란 채널을 개설했다.

페이스북 활도에 열심이던 그가 유튜브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지난 9일 내 삶의 주체가 되는 법에 이어 12일에는 인공지능과 공무원의 미래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관료 출신이지만,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2018년에 ‘새집을 지으면’이란 시집을 냈다.

언론에 칼럼리스트로 활동한지도 오래됐다. 가슴 따뜻한 인문학적 행정을 주창한다.

그의 주제는 행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도 가슴 깊이 와닿는 일상사도 다룬다. 그의 글은 깔끔하고 메시지가 명확해 언론사나 독자들로부터 항상 인기가 있다.

그러나 정작 정 전 차관은 충청도 출신답게 구수하다. 글솜씨만큼이나 말솜씨도 뛰어나다.

유튜브 정재근 전 차관의 '행복한 공무원' 채널. 유튜브 캡처
유튜브 정재근 전 차관의 '행복한 공무원' 채널. 유튜브 캡처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강연도 많이 다닌다. 지난 연말에는 국사봉대대에서 불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법회도 했다.

그에겐 나이를 뛰어넘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다. 대화 중에도 아이디어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그 나이에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게 경이롭게 느껴진다.

최근에는 작고한 부친의 삶을 기억하고 조명하기 위한 행장(行狀)을 만들려고 틈틈이 친적이나 부친의 지인들을 만나 자료를 수집 중이다.

그런 와중에 유튜버로 등장한 것이다. 아이디어 실현에 나선 것이다.

그가 유튜버로 등장한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다. 근본적으로는 자신이 몸 담았던 공직사회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그는 항상 후배 공무원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당부하곤 한다.

“직위를 떠나 공직에 머무는 동안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는 유튜브를 통해 공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들, 자신이 뒤돌아 봤을 때 아쉬운 것들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오늘로 구독자가 100명이 넘었습니다.(허허) 왜 유튜브를 시작했는지, 어떻게 ‘행복한 공무원’을 이끌어 갈지에 대해 밝히겠습니다. 뭔가 감추는 게 있어야 기대 좀 하지 않겠어요."

“정작 행복한 공무원은 정재근 차관 아닌가요. 정말 재밌고, 긍정적으로 사는 분이예요.” 행정안전부 후배들의 얘기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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