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정부혁신 소외주민과의 대화 자리 마련
관련부처·전문가와 머리 맞대고 해법 모색 예정
11월까지 불편 모아 정부혁신 중점과제 정리키로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열린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열린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온라인과 인공지능(AI), 디지털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산업사회에서 노인 등 디지털 문맹자나 결혼이민자 등은 행정의 사각지대에 높여 있다.

인터넷 발급은 꿈도 못 꾸고, 주민센터에 가도 자동발급도 여의치 않아 허둥댄다.

열차표 예매는 물론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음식점에서 주문도 자동주문기(키오스크)로 채워지고 있다. 노인네들은 보이지도 않고, 굼떠서 뒤에 줄 선 사람들 눈치를 봐야 한다.

결혼이주민은 어떤가. 모든 게 내국인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주민등록등본에는 이름이 영어로 돼 있는데 가족관계증명서는 또 한글이다.

행정안전부가 이런 행정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위해 관련부처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혁신을 통해 이 문제를 풀기로 했다.

이와 관련, 행안부는 27일 오후 4시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에서 장애인, 어르신, 맞벌이 직장인, 다문화가정, 외국인 사업가 등으로부터 생생한 의견을 듣고 개선을 논의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과 정부혁신 전문가인 오철호 숭실대학교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등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신이 겪은 경험과 고충을 생생하게 털어놓았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김한솔씨는 주민센터 근처에서 점자블록 위에 장애물이 있어 출입구 찾기가 어려웠던 경험과 코로나19와 관련 알림을 받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얘기했다.

70대 신춘몽씨는 스마트폰으로 송금하거나 열차표를 예매하는 게 어려운데, 화면의 글자가 작고 화면전환도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다고 밝혔다. 키오스크에 대한 불만과 우려도 전했다.

터키 출신으로서 2008년 귀화한 오시난씨는 한국과 외국의 기업인을 연결하는 사업가인데, 국내에서 외국인이 창업하거나 구직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쏟아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찾아보면 우리 주변에는 급격하게 변하는 행정서비스에서 소외된 계층은 훨씬 더 많다. 또 이날 발표된 불편은 이들이 느끼는 불편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다.

얘기를 들은 정부 측 참석자들은 행정서비스의 사각지대에서 이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서비스와 제도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는 분야별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물론 전문가들도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통해 더욱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새 정부의 정부혁신 추진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그동안 두 차례 온라인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1차는 지난 7월 25일에서 8월 3일까지 6520명을 대상으로 국민이 바라는 정부혁신의 방향 조사했고, 8월 31일부터 지난 16일까지는 6520명을 대상으로 설문 등을 통해 정부혁신 과제를 발굴했다.

정부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분야별 토론회를 진행해 과제별 추진방향과 일정계획을 마련한 다음, 11월에는 정부혁신 비전과 중점과제를 공개할 계획이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때 누구나 사각지대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에 대해 관계부처와 신속하게 협의하고 정부혁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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