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의원 투표에서 40표 얻어 결선 없이 승리
충북 부지사와 행안부 요직 거친 정통 행정관료
두 번 이사장 선출 공전시키는 등 노조 입김 세져
주인인 30만 지방공무원 개혁 요구 등 숙제 많아

17일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선거에서 승리한 김장회 전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서울신문DB
17일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선거에서 승리한 김장회 전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서울신문DB

제13대 대한지방행정공제회(행정공제회) 이사장에 김장회(58) 전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이 선출됐다.

그동안 두 차례 정족수 미달로 선출이 불발된 데 이어 세 번째 만에 이사장 선출에 성공했다.

17일 행안부 및 행정공제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치러진 행정공제회 대의원회의에서 김장회 후보는 40표로 3분의 2를 넘게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이사장에 당선됐다.

대항마로 나섰던 이충열 행정공제회 관리이사는 14표를 얻는데 그쳤다.

행정공제회 정관은 1차 투표에서 투표 참여 대의원의 3분의 2를 얻지 못할 경우 2차 투표를 진행하고, 여기서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재공모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과 올 3월 30일 대의원회의에서도 1, 2차 투표에서 3분의 2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후임 이사장을 뽑지 실패한 바 있다.

김장회 후보의 당선으로 그동안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미뤄뒀던 행정공제회의 투자와 개혁 등의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 박준하 이사장은 지난해 9월 17일로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이 선출이 계속 무산되면서 1년여 가까이 자리를 유지해왔다.

김장회 행정공제회 이사장 당선자는 행시 37회 출신으로 지난 5월 지방재정경제실장으로 있을 때 이사장 공모에 참여했다. 충북 행정부지사 등을 거친 정통 행정관료다.

행안부 1급 인사를 앞두고 행정공제회 이사장 당선 여부를 떠나 옷을 벗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이사장 선출이 이뤄졌지만, 남긴 숙제도 적지 않다.

그동안 행안부 고위공무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자리에 광역지자체 노조 간부들이 도전장을 던진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선 가능성은 없었지만, 이들의 도전은 이제는 행정공제회 이사장 자리가 행안부에서 내려 보내기만 하면 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낙하산으로 내려왔다가 자리만 보전하고 있다가 떠나는 자리가 아니라 공제회의 주인인 30만 지방공무원을 위해 제대로 일하라는 메.

한국노총 산하 공무원연맹에 이번 선거는 의미가 남다르다.

두 번이나 노조 간부들을 내세워 힘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안도 없이 이사장 선출을 두 차례나 공전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의결정족수의 3분의 2를 채워야만 이사장을 뽑도록 한 정관 개정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를 못 넘길 경우 2차 투포에서는 다득표자를 뽑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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