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여실고 나와 순경에서 경찰청장 바로 밑까지 올라
여성 프리미엄 ‘NO’…오랜 지역 근무 핸디 능력으로 극복
“잘 듣고, 자주 칭찬하는 직원 편하게 해주는 소통 리더십”

지난 24일 경찰 치안정감 인사에서 승진 내정된 송정애 경무인사기획관. 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지난 24일 경찰 치안정감 인사에서 승진 내정된 송정애 경무인사기획관. 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지난 24일 치안정감을 한꺼번에 물갈이 하는 경찰 인사가 났다.

경찰청 내부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인사 패턴에 놀랐지만, 세간에서는 5인의 치안정감 가운데 홍일점인 홍정애(58) 경무인사기획관이 입에 오르내렸다.

이번 인사에서는 통상 청장이 바뀌고 후속 인사를 단행하는 데 이번에는 청장 인사 직전에 판을 갈아엎었다.

이를 두고 오는 7월 23일 2년의 임기가 끝나는 김창룡 경찰청장을 이을 후보군을 전면에 배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판에 그 안에 홍 기획관이 포함됐다는 것은 충분히 일반 국민의 주목을 받을 만한 뉴스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력 등을 감안하면 승진이 아니라도 충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이다.

주경야독하는 실업계 한일여실고를 나와서 1981년 순경으로 경찰에 발을 들인 뒤 경찰 최고 직급인 치안총감(경찰청장) 바로 밑 치안정감에 올랐으니 입지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장이 두껍기로 소문난 직종인 경찰에서 여경 출신 치안정감은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과 이은정 전 경찰대학장에 이어 홍 기획관이 세 번째다.

이 가운데 이 전 학장이 경사 특채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그는 순경 출신 여성 치안정감으로는 두 번째인 셈이다.

그는 전북 정읍 태생이지만, 충청권에서 주로 보직을 지냈다. 충남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 당진경찰서장, 대전중부경찰서장을 역임했고, 2018년에는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경무관을 달았다.

승진 뒤 충남청 제2부장으로 전보됐다가 2020년 8월 치안감으로 승진, 본청 국장급인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을 맡았다. 여성으로는 역대 세 번째였다.

이후 지난해 1월 대전광역시경찰청장으로 갔다가 그해 12월 다시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으로 복귀해 이번에 치안정감을 단 것이다.

경찰 내부에 여경 출신 고위직을 두고 여성 몫 등 이른바 ‘여성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폄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충청권에서 오래 보낸 이력 때문에 본청에 왔을 때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붙었었다.

경찰청의 한 중간간부는 “자기 관리가 잘 된 분으로 직원들의 평이 좋다”면서 “업무능력으로 오랜 지역근무의 핸디캡을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잘 듣고, 자주 칭찬하고, 직원을 편하게 해주는 리더십의 소유자로 소통이 되는 간부 중 하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치안정감 인사에서는 송 경무인사기획관과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 우철문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박지영 전남경찰청장 등 5명이 내정됐다.

치안정감 직급 자리로는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개가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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