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폭 절반으로 줄이고, 10여일 앞당겨
과장급 이상 72명, 지난해엔 152명
“뒤숭숭한 분위기 고려, 안정에 방점” 해석

부산시가 오는 1월 1일자로 과장급 이상 72명에 대한 인사를 지난 21일 단행했다.

부산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오거돈 시장의 2기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데 방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보직 이동이 72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140명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의 낙마와 후임자의 낙하산 인사 등에 대한 내부 논란이 커지면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도 적지 않다.

당초 인사를 앞당기려던 차에 여러 가지 문제가 터지자 무리한 인사보다는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3급 이상 실·국장의 보직이동은 퇴직으로 인한 공석직위 위주로 최소화했고, 4급 과장 직위도 필요 직위 위주로 이동폭을 최대한 줄였다 예년에 비해 10여일 정도 앞당겼다.
2·3급 실장급 직위는 이준승 도시계획실장과 최대경 환경정책실장이 서로 자리를 바꾼다.

개방형직위에서 해제된 시민행복소통본부장에는 소통과 친화력이 뛰어난 배병철 민생노동정책관을 임명했고, 복지건강국장에는 풍부한 현장경험과 노련함을 가진 신제호 국장을 발탁했다.

민생노동정책관에는 72년생 이윤재 국장을 발탁하여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토록 했고, 낙동강관리본부장에는 최초로 녹지직 출신 여운철 전 공원운영과장을 배치해 현안 과제를 해결토록 했다.

반면, 여성가족국장은 개방형 공모를 통해 임용할 예정이다.

4급 과장급에는 국비전략, 세정기획, 계약지원, 매립시설, 에너지자원관리, 재개발, 건축정책, 섬유신소재산업, 청년일자리, 의료관광산업, 환경정책, 의약품관리 등 각자의 맡은 분야에서 장기근무하며 성과를 창출한 간부를 발탁 승진시켰다.

지난 인사에 이어 5명의 여성간부를 발탁승진하고 남북협력기획단장, 클린에너지산업과장, 해양레저관광과장, 여성가족과장, 출산보육과장, 사회적경제담당관 등 주요 직위에도 여성을 배치했다.

앞서 고위직에 대한 내부 승진 무산에 대한 반발에 대해 오 시장은 최근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기획재정부 출신인 박성훈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선임됐고, 시청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실장(2급)에 행정안전부 인사가 내정되면서 공무원노조 등을 중심으로 “시청 공무원을 믿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오 시장은 18일 오후 부산시청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부시장 두 분이 중앙 부처에서 왔고, 기획관리실장도 행안부에서 내려올 개연성도 있다”며 “그러나 제가 시청 공무원을 믿지 못한다거나 가볍게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억울한 지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중앙 정부나 정치권과의 협조가 중요한 시기여서 그에 적합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결정했다”며 “다른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공무원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는 외부 지적, 내부에서도 느껴지는 서운함은 가장 아픈 상처”라고 밝혔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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