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9세로 현장 투입 구조견 19두 가운데 최고참
220여 차례 출동해 생존자 1명 등 11명 찾아내
척하면 착…4년 같이 한 김성환 핸들러와 환상호흡
사람 좋아하고, 소유욕 강해 구조견 장점 두루 갖춰
3월 은퇴해야지만, 실적·운동능력 좋아 연기 검토

광주 아이파크 붕괴현장에서 김성환 핸들러와 소백이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광주 아이파크 붕괴현장에서 김성환 핸들러와 소백이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이번에도 ‘소백’이였다. 광주 아이파크 붕괴현장 실종자 구조작업 보름 만인 지난 25일. 소방구조견 소백이는 석고벽을 향해 짖어대는 등 이상반응을 보인다.

“찾았다.” 이민균 훈련관과 김성환 핸들러(구조견 조련사)는 직감적으로 거기에 실종자가 있을 것 같다고 확신한다.

이는 분명 실종자든 유류품이든 뭔가를 발견했을 때 나오는 소백이의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피켈로 석고벽을 뜯어내고 안으로 진입해 했을 때 실제로 혈흔과 함께 실종자의 유류품이 있었고, 1시간여의 작업 끝에 두 번째 실종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생명을 구하진 못했지만, 두 번째 피해자를 찾는 데 공을 세운 소백이는 광주 수색작업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다.

앞서 지난 14일에도 소백이는 붕괴현장 지하에서 첫 번째 피해자를 찾아냈다. 이후 11일 만에 추가로 피해자를 찾아낸 것이다.

소백이는 광주 구조현장에 투입된 16두의 구조견 가운데 최고참이다. 2013년 3월 17일생이니 만 9세다.

규정대로라면 오는 3월 은퇴해야 하지만, 소백이는 운동능력이 좋고, 구조분야에서 성과를 많이 내 은퇴 시기를 6개월가량 늦출 계획이다.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소방구조견 소백이 모습. 소방청 제공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소방구조견 소백이 모습. 소방청 제공

소백이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수컷으로 그동안 220여 번의 출동으로 생존자 1명과 사망자 10명을 찾아냈다.

하지만, 구조작업은 구조견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훈련관이나 핸들러와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

이번 광주 현장 수색에서도 김성환 핸들러와 이민균 훈련관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장의 콘크리트나 철근, 유리 파편 등으로 걷기가 어려워 김 핸들러 등이 소백이를 안고 이동해야 했다.

또 소백이의 반응 등을 세심하게 살펴서 실종자 징후를 찾아내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김성환(소방장·34) 핸들러와 소백이는 2019년부터 함께했다. “소백이는 다른 구조견에 비해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가 많아요. 대신 소유욕과 성취욕도 다른 구조견에 비해 강합니다.”

보통 소유욕이 강한 구조견이 수색 등에서 좋은 실적을 낸다고 한다. 소백이도 먹이 등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에 속한다.

김 핸들러는 이를 적절히 활용해 성과를 거둘 경우 먹이나 놀잇감을 주는 등 보상을 해주는 데, 소백이와의 호흡이 찰떡궁합이다.

김 핸들러는 “소백이가 아무리 은퇴를 늦추더라도 하반기나 내년 초쯤에는 은퇴를 해야 할 텐데 그때 되면 무척 아쉬울 것”이라면서 “다만, 은퇴 이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소백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는 견주에게 입양을 하게 돼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구조견이 은퇴하게 되면 입양 공고를 내고, 희망자가 나오면 마당의 넓이나 아팠을 때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견주를 정하게 된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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