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특이하지 않으면 발표하지 말라” 지침
“확진자에 고립감·부정적 인식 확산” 의견도 작용한 듯
“발표 자체만으로도 경각심 일깨우는데 아쉽다” 지적도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정부세종청사. 정부청사관리본부 홈화면 갈무리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정부세종청사. 정부청사관리본부 홈화면 갈무리

“요즘 정부청사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표를 안 하던데 확진자가 안 나와서 그런가요. 아니면 방침이 바뀐 것인가요.”(기자)

“아니 확진자가 안 나와서가 아니라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

하루가 멀다 않고 나오던 정부청사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뉴스가 올 들어 갑자기 사라졌다.

정확히 얘기하면 지난달 22일 정부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등 4개 기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발표 이후 더이상 코로나19 확진자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수도권 기준 4인까지, 음식점 등은 9시까지만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확진자가 다소 줄기는 했지만, 안 나올 리는 없을 텐데….”

궁금해서 19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로 전화를 하니 확진자가 줄어든 게 아니라 발표를 안 한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 발생건수도 많고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자제를 해달라’고 해서요.”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기로 한 배경을 묻자 청사관리본부 담당자가 한 얘기이다.

“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이런 지침을 냈냐”고 묻자 그것은 아니란다. 자체에서 결정을 해서 시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청사가 아닌 임대사무실 등에 들어 있는 부처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자료가 안 나오는 것을 보면 정부 부처가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정부청사 내 확진자 발생 자료가 뉴스로서 주목도 받지 못하고 있어서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코로나19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중앙부처 확진자 현황을 공개해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확산하고, 확진자에게는 고립감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일각의 의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생공사닷컴 내에서도 “하루가 멀다 않고 나오는 정부청사 확진자 뉴스를 중계방송하듯이 내보낼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 부처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니 궁금하다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정부가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매일 공개하는 것은 상황을 국민과 공유함으로써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우고 나아가 정부 조치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그동안 해오던 정부청사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발표를 중단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동안 정부청사 내 부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보도 자체만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효과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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